[MT리포트]은산분리 풀렸지만 KT·카카오 운명은 금융위 손에

권화순 기자
2018.09.21 03:41

[2막 여는 인터넷은행]<4>공정거래법 위반 KT·카카오,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해야 지분투자 가능

[편집자주] 기존 은행과 똑같이 ‘은행법’의 적용을 받았던 인터넷전문은행에 맞춤 법안을 생겼다. 은산분리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다. 은산분리 완화로 족쇄가 풀린 인터넷은행이 금융산업을 뒤흔드는 혁신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인터넷은행의 그간 한계와 향후 과제, 새로운 인터넷은행 후보들에 대해 살펴봤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미 인터넷은행에 참여한 KT와 카카오의 운명은 금융위원회 손에 달렸다. KT와 카카오 모두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전력이 있어서다.

 신설된 인터넷은행 특례법은 ‘은행법 시행령 제5조’를 그대로 준용해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법령 본문에 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주주가 의결권 있는 주식 4%를 포함, 총 10%를 초과해 보유할 때는 종전 은행법 시행령과 마찬가지로 과거 5년간 금융·조세·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다만 인터넷은행법도 은행법 시행령처럼 단서조항은 달았다. 인터넷은행법 별표상에 ‘금융위원회가 해당 법령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예외’를 둬 지분을 추가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KT와 카카오가 공정거래법을 어느 정도 위반했는지 ‘경미’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주주인 KT는 2008년 지하철광고 아이티시스템 입찰담합으로 2016년 3월 공정거래법상 7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KT 측은 “입찰담합은 금융업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만큼 금융위가 경미 사안으로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과거 대주주 적격성을 판단할 때 ‘경미한 사유’라고 인정한 사례가 다수였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지분 추가 인수를 위해 승인 요청이 들어오면 그때 대주주 자격요건을 보겠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밝힌 상태다. 하지만 금융당국 내에선 경미한 사유로 예외인정을 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케이뱅크는 이미 자본비율이 미흡한 우리은행이 지분을 투자했다는 이유로 특혜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는 데다 KT 임원들이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받는 것도 금융위로선 부담스러워서다.

 금융당국이 KT의 전력을 문제 삼아 대주주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KT는 최소 3년은 기다려야 추가 지분투자가 가능해진다. 자본비율이 지난 6월말 기준 10.71%로 추락해 대출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케이뱅크로선 ‘날벼락’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우리은행 등 다른 주주들이 KT 대신 자본확충을 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카카오는 이달 초 흡수합병한 카카오M이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지난달말 “법령을 보면 주식을 1주라도 보유하면 대주주 자격 심사대상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심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흡수합병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카카오M은 계열사였기 때문에 대주주 심사 대상이 아니었지만 이달초 흡수합병된 이후엔 카카오뱅크 주주기 때문에 대주주 심사 대상이다. 이같은 사례는 전례가 없어 금융위로서도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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