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최대' 4대금융, 건전성 빨간불?…중동사태 장기화는 부담

'부실채권 최대' 4대금융, 건전성 빨간불?…중동사태 장기화는 부담

박소연 기자
2026.05.05 13:00
4대 금융그룹 고정이하여신(NPL) 잔액 추이/그래픽=최헌정
4대 금융그룹 고정이하여신(NPL) 잔액 추이/그래픽=최헌정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4대 금융그룹의 건전성에 위험신호가 포착된다. 부실채권 규모가 커지는 것인데, 반도체를 제외한 분야에서 경기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사태가 장기화되며 고환율·고유가 부담이 커져 빚을 못 갚는 가계와 기업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는 13조6203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12조6148억원)보다 1조55억원(7.97%) 증가한 수치이며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같은 기간 4대 금융그룹 총여신이 1702조6596억원에서 1800조4494억원으로 97조7898억원(5.74%) 증가한 것을 고려해도 부실대출 증가세가 더 빠른 셈이다. 구체적으로 KB금융과 우리금융은 NPL 비율이 다소 하락한 반면 하나금융이 가장 높은 폭으로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은 대출금 중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말한다. 보유 자산의 건전성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되는데, 고정이하여신은 고정 이하 3단계가 포함된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을 보여주는 NPL 커버리지비율은 4대금융 모두 하락했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비율이 낮아질수록 부실 대응 여력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4대 금융그룹 추정손실 추이/그래픽=최헌정
4대 금융그룹 추정손실 추이/그래픽=최헌정

부실채권 중 가장 등급이 낮은 '추정손실'만 따졌을 경우 1분기 말 기준 4대 금융 합계 2조996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2조8325억원) 대비 5.8% 증가한 수치인데, 이 기간 4대 금융 총 여신 증가율이 5.74%란 점에서 악성 채권 비중이 유의미하게 높아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금융권에선 NPL 비중이 다소 상승했다고 금융권 건전성이 위험수위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산 사이즈가 계속 커지고 특히 기업 여신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반도체 등 일부 섹터가 호황이고 성장을 이끄는 것이지 전반적으론 기업들이 고물가, 고환율에 어려움을 겪으며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영향이 드러나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그룹에서 상매각을 통해 부실자산을 관리해 나가는데 충당금을 쌓는 정책에 따라 등락이 있다"며 "과거 2~3년 전과 같이 부동산PF 등 시스템적인 리스크가 터졌다거나 건전성을 걱정할 정도의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다만 중동 리스크에 따라 기업과 가계의 연체율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은행권에 장기적인 부담요소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중 기업과 가계 모두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올 2분기 29로 2024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신용위험이 증가한단 의미다.

특히 대기업 차주에 대한 신용위험지수는 올 2분기 25로 지난 3년간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3분기 이 수치가 6이었고, 현재까지 최대치는 11이었단 점에서 대기업 차주에 대한 신용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한단 전망이 도출 가능하다. 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9월 0.61%에서 12월 0.59%, 올 2월 0.76%로 상승 추세다.

한은은 "기업 신용위험은 중동상황 등 대내외 경영여건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전분기보다 늘어날 전망"이라며 "가계 신용위험도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4대금융은 부실자산 상매각 확대 등을 통해 NPL을 감소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는 "NPL커버리지 비율이 일시적으로 100%를 하회하게 됐으나 2분기에는 부실자산의 상매각 확대 등을 통해 해당 비율이 다시 100% 이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염홍선 KB금융 CRO는 "향후 저희가 보수적 충당금 기조를 유지해 나갈 예정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NPL 감소 정책"이라며 "적극적인 상매각과 적극적인 기존의 부동산 PF 자산 엑시트 전략들을 통해 NPL을 적극 감소해나감으로써 NPL 커버리지 비율까지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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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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