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공동 의료자문제도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행된다. 공동 의료자문제도란 과잉진료가 의심되는 보험금 청구가 발생하면 보험사가 개별 의료자문단이 아닌 전문의학회로부터 자문을 받는 제도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는 오는 19일 대한도수의학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민원과 분쟁이 잦은 사안을 중심으로 공동 의료자문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한도수의학회는 전국 약 2000여명의 의사 회원을 보유한 전문의학회다.
앞으로 보험사가 생보협회로 의료자문을 의뢰하면 협회가 대한도수의학회로 해당 내용을 전달해 의료자문을 실시할 의사를 통보받게 된다. 기존에는 과잉진료가 의심되거나 판단이 어려운 부분이 생기면 보험사가 보험 가입자의 주치의에게 소견을 구하고, 주치의가 이를 거부할 경우 각사의 의료자문단에게 자문을 의뢰해 왔다.
보험사가 직접 의료자문단을 꾸리다 보니 일부 의사들이 보험사에 유리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에서는 자문의가 보험금 지급 거절이나 감액 등의 의견을 내면 피보험자 직접 면담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금융감독원도 의료자문제도 개선을 포함한 ‘의료분쟁자율조정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다.
생보협회는 대한도수의학회 외에도 대한암학회, 대한정형외과학회, 대한내과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등 민원과 분쟁이 잦은 분야의 의학회와 MOU 체결을 추진 중이다. 전문의학단체를 통한 공동 의료자문을 강화해 불공정성 시비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기로 연간 6조원 가량 불필요한 보험금이 누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료자문제도는 정확한 보험금 지급을 위해 필요하다”며 “공동 자문을 계기로 소비자 신뢰가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동 의료자문이 시행되면 의사와 보험사간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사실상 차단된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의학회에 자문을 의뢰하면 이후 의사 선정 등은 모두 의학회가 독립적으로 진행하지만 특정 의사에게 특정 보험사의 자문 건이 편중되지 않도록 관련 통계도 관리할 계획”이라며 “편리하고 신속한 의료자문을 받기 위해 의학회에 진료기록부 등 세부내용을 송부하고 의료자문 결과를 회신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