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마이데이터산업의 전망과 과제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 원장
2020.12.10 08:37
신현준 신용정보원장 / 사진제공=신용정보원

데이터경제는 '데이터를 핵심 원재료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연관된 산업의 성장을 파급적으로 견인하는 생태계'라 할 수 있다. 이 경제에서는 상거래나 비지니스를 통해 막대한 데이터가 생성되고 이를 안전하게 관리해 효율적으로 유통하며 고도의 분석과 활용을 통해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선순환 속에서 가치가 생성된다. 이러한 가치사슬의 유기적 구동과 원활한 순환 여부에 데이터경제의 성패가 달려있는데, 시장 참여자들의 자율운영 생태계로 주목할 만한 것이 '마이데이터'라 할 수 있다.

전통경제에서는 거대자본을 보유하고 유통망을 장악한 자가 시장을 지배했으나 데이터경제에서는 신(新)생산요소인 데이터의 적극적 활용을 통해 혁신적 비즈니스모델을 먼저 선보이는 자가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어떤 가치를 창출하고 기존 서비스와 어떻게 차별화 또는 시너지를 이룰 것인지 고민하고 있으며, 각각의 업권 특성과 전문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비즈니스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지주 등 기존 금융사들은 통합자산관리서비스 등을 통해 추가적인 금융수요를 이끌어내는 한편, 타 금융 계열사와 데이터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추구하고 있다. 핀테크 회사들은 금융사 전환이나 전면적 경쟁에 나서기 보다는 혁신적 금융서비스 제공자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보유 기술과 마이데이터를 접목한 참신한 서비스를 도출해 금융소비자와 금융사에 제공하려는 것이다.

빅테크사들은 마이데이터를 발판으로 금융업 진출 움직임도 있지만 보유한 방대한 고객정보와 금융정보를 연계해 종합서비스플랫폼을 구축하는 추세이다. 한편 마이데이터사들은 종합서비스를 지향하는 빅테크 계열과 달리 보험의 보장내역과 보험료를 비교해주거나 투자와 자산관리 컨설팅 등 특화된 전문성과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데이터경제 전환을 앞당길 마이데이터 산업의 과제로는 첫째, 데이터의 양적 확대보다는 질 높은 데이터의 충분한 확보가 필요하다. AI(인공지능) 학습데이터와 같이 산업에 즉시 적용될 수 있을 만큼 잘 정제되고 구조화된 데이터를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편향되거나 오류 있는 데이터 남용으로 금융소비자가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둘째, 데이터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 지배구조의 확립이다. 메타데이터의 체계적 관리, 데이터 형식의 표준화와 구조화, 데이터 분석절차 확립, 효율적인 IT자원 배분, 공신력있는 데이터 유통을 위한 품질관리체계 마련,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 강화 등 데이터 활용 전주기에 걸쳐 통합적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틀에서 정부 정책이 수립되고 비즈니스와 절차가 설계돼야 할 것이다.

셋째, 빅데이터개방시스템(CreDB), 데이터거래소, 데이터전문기관과 같이 금융권이 공동으로 구축해 온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신용정보원 등 중립적인 조력자들과 발전적인 협업체계를 갖춰나가야 한다.

넷째, 금융분야 마이데이터가 앞서 나가고는 있지만 향후 통신, 에너지, 의료 등 타 분야와의 연계를 통해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내년 중 마이데이터산업의 본격 출범을 앞두고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보의 소수 사업자 독과점, 서비스 다양성의 한계 등으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 우려한다.

반면 다수 전문가들은 금융데이터 활용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금융산업의 고도화와 새로운 시장수요를 창출하는 선순환구조의 '중요한 시작'으로서 기대한다. 현 시점에 필요한 것은 당면 과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시장참여자들의 의지와 노력, 정책당국과 조력자의 지원, 그리고 데이터생태계의 자생력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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