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대출 조이기는 2금융권에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다. 이런 만큼 2금융권은 공격적인 대출 마케팅을 벌인다. 카드사들은 대표적 신용대출 상품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의 금리를 시중은행 신용대출과 근접한 수준인 연 3%대로 낮췄다. 저축은행은 4%대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세웠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이달 초 카드론 상품의 최저금리를 연 3.90%까지 내렸다. 카드론 최저금리가 연 3%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카드는 지난해부터 연 4.0%의 최저금리로 카드론을 팔았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2~3%대임을 감안하면 차이는 1%포인트 안팎이다.
카드론은 그동안 중소상공인이나 개인사업자를 비롯한 서민들의 급전창구로 인식됐다. 금리가 시중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보니 고신용자가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2금융권으로 눈을 돌리는 고신용자가 늘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조인 금융당국의 영향이 컸다.
카드론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2조원을 넘겼다. 2019년말 29조1071억원 대비 약 3조원 늘었다. 특히 연 10% 이하 금리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고신용자들의 카드론 이용이 최근 들어 급증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카드사별 연 10% 미만 금리의 카드론 이용자 비중은 △신한카드 13.63% △삼성카드 12.65% △KB국민카드 17.13% △현대카드 30.11% △롯데카드 14.22% △우리카드 41.13% △하나카드 6.05%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삼성카드만 1.48%포인트 하락했을 뿐 △신한 3.82%포인트 △KB국민 4.47%포인트 △현대 1.18%포인트 △롯데 1.05%포인트 △우리 11.95%포인트 △하나 0.61% 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에서 신용대출 한도가 줄어든 고신용자들이 2금융권으로 넘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카드사들의 우량고객 모시기가 성과를 거둔 셈이다. 여기에는 저금리 기조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줄었고 레버리지배율 제한이 지난해 6배에서 8배로 상향돼 대출여력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저축은행 역시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 마케팅을 활발히 벌인다. 시중은행은 평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가 적용되지만 저축은행은 지역에 따라 90%까지 가능하다.금리도 낮췄다. 일부 저축은행은 온라인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4%대로 제시했다. 과거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고객들을 유치하면서 ‘돈 떼일 염려’가 확 줄어든 시중은행 고객을 더 끌어당기는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 2금융권이 규제의 틈새를 파고들어 ‘빚장사’에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한다. 2금융권 한 관계자는 “업체별·업권별 경쟁도 치열해져 앞다퉈 리스크가 적은 고신용자 모시기를 하고 있다”며 “아무리 저금리라고 해도 2금융을 이용하면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등을 고객들이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