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맛집' 입소문 성당예약 오픈런
'나는 절로' 2년여간 69쌍 결혼 성사
신자 감소에 위기감… 대중화 총력전

교인감소에 시달리는 종교계가 '사랑·연애'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성을 강화한다. 2030세대의 이탈이 심화하자 젊은층 선호도가 높은 콘텐츠로 줄어드는 교인수를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실질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진다.
10일 종교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주요 성당에서 혼례를 올리려는 수요가 많이 늘어났다. 매주 금·토·일요일 혼배성사(결혼의식)를 치르는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은 5~6월 예약이 대부분 들어찼으며 약현성당·방배성당·가회성당 등 '혼인명소'로 이름을 알린 성당은 예약접수조차 어려울 정도다. 선착순으로 혼례예약을 받는 일부 성당은 '오픈런'까지 해야 접수가 가능하다.
천주교계에서는 냉담자(적극적이지 않은 신자)나 비교인에게도 폭넓게 혼례식 문을 열면 관심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수도권의 한 성당 관계자는 "지난해 인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아이유씨의 결혼식 장소로 알려진 성당도 방문객이 2~3배 이상 늘어났다"며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성당을 찾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교계는 사랑찾기에 가장 적극적인 종교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대구 동화사에서 열린 '나는 절로'의 경쟁률은 남성 71.25대1, 여성 62.25대1이었다. 미혼남녀들을 모아 결혼까지 지원한다는 인기 예능프로그램 '나는 솔로'에서 착안한 이벤트로 입소문을 타며 경쟁률이 치솟았다. 2023년부터 올해 초까지 결혼한 커플만 69쌍이다.
방문객의 80%가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로 채워진 국제불교박람회도 '연애부적' '궁합상담' 등 사랑과 관련된 콘텐츠를 대거 늘렸다. 조계종 관계자는 "대중과 함께하는 불교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종교계가 젊은층 선호도가 높은 '연애·결혼문화'에 적극적인 이유는 최근 젊은 교인의 이탈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달 초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 1983~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종교가 없는 우리 국민은 전체의 60%로 과반이다. 특히 20대(76%) 30대(71%)에서는 '종교가 없다'는 응답이 교인의 3배를 넘었다.
종교계에서는 "너무 세속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2030세대의 '탈종교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종교연구단체 관계자는 "2030 교인은 반토막 수준인데 교인·성직자들의 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종교계에 위기감이 커졌다"며 "AI(인공지능) 도입, 대형 박람회 개최 등과 함께 '사랑찾기'로 관심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