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지사·외부청산에 막힌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 방지책들

김세관 기자
2022.03.28 15:07

[MT리포트-윤석열 정부 금융정책 바로미터 '전금법 개정안']

[편집자주] 지금까지 정부에서 금융은 소외됐다. 금융도 하나의 산업이다. 혁신이 중요하다.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새 정부의 금융'산업' 정책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새 정부 역시 전금법 개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새 정부의 전금법 개정안을 들여다봤다.
지난해 8월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를 찾은 가입자들이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종합지급결제업' 논란과 '빅테크 내부거래에 대한 외부청산 의무화'라는 벽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의 다른 이슈까지 틀어막아버렸다. 갈수록 진화를 거듭하고 대형화되고 있는 온라인 금융 플랫폼을 점검하는 방안 뿐 아니라 필요하면 적시에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발이 묶여 있다.

특히 '머지포인트' 사태는 법의 사각지대를 그대로 보여줬다. 논란이 많은 종지업과 외부청산은 장기과제로 돌리고 당장 필요한 내용을 우선 떼어 낸 '핀포인트' 개정을 국회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해 봐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제2 '머지포인트' 사태 없어야…외부신탁 의무 법제화 필요

종지업과 외부청산 이슈에 막혀 나아가지 못하는 전급법 개정의 대표적인 예가 빅테크(IT대기업) 등 선불충전사업자들에 맡긴 고객 돈의 외부신탁 의무 법제화다.

선불충전금은 간편결제·송금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고객들이 미리 플랫폼에 넣어둔 금액이다. 금융권에서는 은행 예금과 같은 성격이라는 점에서 건전성과 운용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토스 등을 포함해 상위 4개사의 선불충전금 잔액 규모만 지난해 말 1조원을 넘겼고, 지난해 상반기 기준 선불충전금 하루 평균 이용 금액만 6247억원이다.

현재는 행정지도 수준의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금 보호 가이드라인'으로 관리된다. 선불충전금을 은행 등 외부기관에 신탁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분기마다 잔액도 공시해야 한다. 그러나 말 그대로 가이드라인일 뿐 강제성이 없다.

이를 법적으로 명시화하는 내용이 전금법 개정안에 들어가 있지만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 사이 '머지포인트' 사태가 터졌고 고객이 맡긴 돈은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등 큰 혼란이 야기됐다.

소비자 보호 강화 위해 전자금융업 등록제→허가제

소비자 보호를 위해 등록제인 전자금융업을 허가제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빅테크 선불충전 하루 평균 결제 금액이 수천억원인 상황을 감안해 대주주 적격성이나 사업계획 타당성 등을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전자금융업자도 규모가 커지면 '금산분리'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일반 서비스업이나 제조업 기업이 사실상 금융회사인 전자금융업자를 겸영하거나 자회사로 두는 경우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외에도 선불충전금 외부예치 금액을 예금보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거론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모든 걸 한 번에 바꾸려는 사실상의 전금법 전면 개정안에 막혀 정작 업계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법 개정 내용들이 발의 시도 조차 되고 있지 않다"며 "종지사 도입이나 외부청산 의무화 문제 등 논란이 있는 내용은 장기과제로 미루고 소비자 보호와 산업 발전을 요하는 법안들을 하나하나 개정해 나가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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