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까지 실시된 보험사들의 백내장수술 의료자문 건수가 지난 한해 실시된 전체 건수보다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자문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심사나 손해사정 업무에 참고하기 위해 의료기관에 소속된 전문의 등에게 의학적 소견을 구하는 행위다. 최근 보험사들의 백내장수술 관련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금 지급 심사가 까다로워졌다는 불만이 급증한 이유이기도 하다.
8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보험사들이 실시한 안과 의료자문 건수는 4312건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이 백내장수술 관련이다. 지난해 연간 시행된 안과 의료자문 건수는 1970건이었다. 4개월만에 지난해 전체 건수의 2배를 넘겼다.
올해 4월까지의 손해보험사 백내장수술 의료자문이 3380건으로 지난해 전체 1804건 대비 약 2배 늘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올해 4월까지 건수는 932건으로 지난해 166건과 비교해 약 6배 가량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사들이 백내장수술 보험금 지급 심사를 강화하면서 불필요하게 과도한 의료자문을 실시해 민원이 급증하고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11개 보험사 임원들을 소집해 소비자 피해방지를 주문하고, 지난달 중순에도 보험사들에게 실손보험금 지급심사에 의료자문 행위를 남용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
보험사들의 의료자문이 증가한 건 백내장수술 실손보험금 청구가 올해 들어 크게 늘어서다. 4월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금 지급 심사 강화 방안이 마련될 것이란 소식이 퍼지면서 일부 안과 병의원들이 실손보험 가입 고객 대상 백내장 수술 '절판마케팅'을 3월말까지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실제로 백내장수술로 지급된 보험사의 실손보험금은 올해 1분기에만 457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한 달 동안 지급된 보험금만 약 2053억원으로 전체 실손보험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나 됐다.
이에 보험사들은 백내장 수술 보험금 청구의 적정성 여부를 감별하기 위한 그물망을 더 촘촘히 짜게 됐다. 매년 손해율이 130%를 웃돌고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의 누적적자가 10조원에 이를 정도로 실손보험 손해가 막심하다보니 보험사로서는 과잉진료가 의심되는 부분을 쉽게 인정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고, 백내장수술 과잉진료를 방지하겠다는 핑계로 보험사들이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깎거나 거절하는 용도로 의료자문이 악용·남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보험사가 보험사기를 막기위해 노력하는 취지는 동의하지만 최근의 백내장수술을 과잉진료로 무조건 의심하는 식의 약관을 넘어선 지급심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도 최근 자정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소비자 보호업무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고, 백내장수술 전·후 소비자 유의사항을 전문적으로 상담해 주는 콜센터를 올해 말까지 운영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과잉진료 및 보험사기 등에 연루돼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소비자 의식 개선 캠페인 등의 홍보도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