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처럼 금융사에서도 국민의 자존심을 높여줄 수 있는 기업이 나왔으면 한다. 외국 경쟁사가 하는데 우리 금융사가 이유 없이 못 하는 것이 있다면 규제를 풀겠다."(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윤석열 정부의 '경제원팀'이 규제혁신을 금융정책의 핵심으로 꼽았다.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를 쫓아오지 못하는 낡은 규제를 과감히 걷어낼 계획이다. '금산분리'라는 기본 원칙도 건드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금융이 독자적인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방침이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법 개정을 위해 업계와 학계 전문가가 참여한 TF(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구체적인 개정안의 윤곽이 나올 계획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 중인 금융 규제혁신의 첫 단추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개정안에는 은행의 부수업무 확대와 자회사 투자범위를 IT·플랫폼비즈니스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은행법, 보험업법에서는 은행, 보험사 등이 비금융회사의 지분을 15% 이상 취득하는 것을 제한한다. 또 예금·대출 등 고유업무와 무관한 산업에 진출도 어렵다.
이에 4차 혁명으로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금융권이 기존 업무에만 발이 묶여 있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왔다. '종합금융 플랫폼' 구축 등 디지털혁신에도 제약이 따랐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규제가 풀린 해외금융사와 경쟁해야 했다. 특히 주력 사업을 IT 등 비금융업에 두고 금융업에 진출한 빅테크와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새 정부는 이같이 혁신을 막는 규제를 과감히 걷어낼 계획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으로 규제혁신을 꼽았다. 본인이 팀장을 맡고 경제장관이 참여하는 '경제분야 규제혁신 TF'를 이달 중 출범할 예정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규제혁신을 통해 금융산업을 독자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7일 임명된 김주현 후보자는 "금융산업도 역동적 경제의 한 축을 이뤄 독자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금융규제를 과감히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우리경제가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금융산업도 규제를 완화해서 돌파구를 마련해보겠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금산분리 완화도 검토할 계획이다. 그는 "빅테크와 외국 금융사는 하는데 우리는 못 하는 것이 있다면 금산분리 등 기본적 원칙까지 건드리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의 발언 이후 금융위는 바로 호응했다. 김 후보자가 취임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먼저 움직이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경제책사로 불린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체감도 높은 금융규제혁신 과제들이 빠른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물로 도출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위는 각 부서별로 완화 가능한 규제를 살펴보는 중이다. 보험사의 '1사1라이선스' 허가정책 유연화, 카드사의 지급지시전달업 허용 등이 완화대상에 올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업권별로 제도 개선을 예전부터 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예대금리 공시 등으로 이자마진에 대한 압박을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비이자수익 부문에서 성장을 위해 다른 산업으로 진출하는 길을 열어주려는 의미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