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 명동과 다르다…말이 필요없이 '연결'된 카페스윗 쏠

김상준 기자
2022.10.12 05:10

[르포]땅값 가장 비싼 명동 한복판 '신한 카페스윗 쏠' 가보니

서울 명동에 위치한 신한 카페스윗 쏠 내부 모습/사진=김상준 기자

"바쁘게 일하다 보니 퇴근 시간이 지난 줄도 몰랐네요."

김태훈 매니저(20)는 11일 서울의 한 카페로 처음 출근했다. 그는 대학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청각장애인이다. 김 매니저의 일터는 서울 명동성당 인근에 위치한 카페스윗 쏠(Cafe Swith SOL)이다. 신한은행과 사회적협동조합스윗이 지난 4일 개점한 카페로, 김 매니저를 포함해 청각장애인 바리스타와 제빵사 총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명동 매장을 포함해 5개 카페스윗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끌벅적한 명동 거리와 달리 카페스윗 쏠 내 직원과 손님 모두 조용했다. 직원들은 커피를 내리면서도 서로 수어로 소통하느라 손을 가만히 두지 못했다. 손님들도 직원에게 손짓으로 의사를 전달하느라 바빴다. 말소리만 없을 뿐 밀도 높은 소통은 끊이지 않았다.

매장을 찾는 손님이 불편함을 느끼진 못했다. 다른 커피 매장처럼 고객 대부분은 키오스크로 어렵지 않게 주문을 마쳤다. 키오스크를 지나친 손님이 주문대에서 직원들에게 말을 걸면 이내 '아'라는 탄성이 나온다. 말을 듣지 못한다는 손짓과 함께 전자 필담 패드를 건네 받는다. 그럼에도 주문이 막히면 비장애인 직원이 나선다. 카페스윗 쏠에는 비장애인 직원이 2명 있다.

외국인 관광객도 카페스윗 쏠을 많이 찾는다. 개점 일주일 만에 하루 평균 손님이 700명을 넘어섰는데 이중 대부분이 외국인 관광객일 정도다. 이들은 직원들이 청각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일반 카페를 이용하듯 이용했다. 오히려 다른 카페와 달리 사진찍기에 열중했는데 카페를 신한 프렌즈로 꾸며놔서다.

카페스윗 쏠을 찾은 고객 김모씨(32·여)는 "딱히 불편을 느낀 적은 없고, 가격과 맛 모두 착하다"며 "카페가 문을 연 날부터 매일 오고 있다"고 말했다. 취준생 문한빛씨(28·여)는 "청각장애인 일터 안내 표지판을 보고 기업과 연계된 카페라는 걸 알았다"며 "서로 함께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기업들의 이러한 시도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문이 없는 시간에는 주문대 뒤에서 수어 강의가 시작된다. 비장애인 직원이 청각장애인 직원에게 수어를 배운다. 2020년 카페스윗 출범 이후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는 안소연 카페운영팀장(31)은 "함께 일하면서 쓸 수 있는 간단한 숫자나 표현을 배우고 있다"며 "청각장애인 동료들이 '소통하는 게 어렵다'고 느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배웠다"고 말했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신한 카페스윗 쏠의 내부 모습/사진=김상준 기자

신한은행은 카페스윗을 통해 선순환 구조의 사회 공헌을 추구한다. 우선 신한은행은 사회적협동조합스윗에 카페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커피 원두도 매월 무료 제공한다. 카페스윗 쏠은 한때 공시지가 기준으로 국내에서 가장 땅값이 비쌌던 우리은행 명동지점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다. 박경욱 사회적협동조합스윗 사무국장은 "명동 한복판 임대료를 신한은행 지원없이 감당할 수는 없다"며 "원두도 좋은 원두를 제공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청각장애인 사이 '콜라보'는 사회에 선한 영향을 준다. 박 국장은 "신한은행에게 지원을 받은 덕분에 카페스윗은 좋은 커피를 싼 값에 (고객에게) 드릴 수 있다"며 "고객분들은 '내가 마신 커피 한 잔이 장애인 일자리로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김 매니저는 "바리스타를 하고 싶어도 직원으로 받아 주는 카페가 거의 없다"며 "불합격 통지조차 안 준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매장이 소문이 나면서 많은 분들이 지원하고 있다"며 "청각장애인 학교나 기관 요청이 있어서 체험 프로그램도 만드는 중"이라고 했다.

신한은행은 수익금 일부를 청각장애인 관련 기관에 기부한다. 기부금은 바리스타나 제빵사를 꿈꾸는 청각장애인 청년 대상 교육에 쓰인다. 지금까지 총 세 차례 서울농학교, 청음복지관 등에 기부가 이뤄졌다. 최혁 신한은행 사회공헌부 부부장은 "신한은 일회적인 지원을 넘어 장애인이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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