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지난 2021년 레고랜드 사태, 2023년 말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2024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정리 등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소방수 역할을 해 왔다.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비교적 잡음 없이 성공적으로 위기를 해결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기 이후의 금융당국 역할은 더 중요하다. 10년 주기로 반복된 2금융권 위기의 근본 원인을 찾아 적시에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위기 이후 산업 방향성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사업성 재평가를 통해 2금융권이 다수 보유한 부실 사업장 정리 계획을 세웠다. 지난 9월부터는 경·공매를 통한 과감한 부실 정리에 힘을 쏟고 있다.
부실 정리 과정에서 2금융권 건전성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 급등에 따라서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10여곳이 적기시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상호금융권도 조합 4곳 중 1곳이 적자 조합으로 분류되면서 통폐합 등 구조조정 위기를 맞고 있다.
2금융권이 위기를 맞게 된 근본 원인은 결국 본업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중저신용자와 서민 대상 영업을 해야 하는 저축은행이 토지담보대출을 20조원 이상 확대했다. 이는 대규모 부실로 이어졌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꾸준히 해 온 신한저축은행, DB저축은행, OK저축은행은 현재 위기에서 비켜나 있다.
상호금융권도 지역이나 소상공인, 조합원 대상의 밀착 영업을 외면했다. 수십개 조합이나 금고가 몰려다니며 건설·부동산 공동대출에 치중했다. 특히 비과세 혜택을 이용해 전국구로 수신을 확대했고, 넘쳐나는 유동성을 활용해 단기간 고수익이 가능했던 부동산 PF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결과 대규모 부실로 이어졌다.
저축은행 사태를 경험하고도 2금융권이 또다시 부동산 쏠림을 보였다는 점에서 위기는 반복될 수 있다. 더구나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2금융권으로 자금이 쏠리면 또다시 무리한 투자가 반복될 수 있다. 위기 이후 사업 방향성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도 고심 중이다.
저축은행은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위해선 대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상호금융은 지역밀착이라는 본래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 지역 의무 대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상호금융 자산 성장의 결정적인 요인인 비과세 혜택 축소도 본격 검토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