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치료 없이 장기간 환자를 입원시켜 피부미용 시술을 제공한 '숙박형 요양병원'이 보험사기로 적발됐다. 이를 이용해 환자들은 60억원의 실손의료보험금을 빼먹었다. 병원도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2억원의 요양급여 비용을 부정하게 수급했다.
금융감독원은 숙박형 요양병원의 조직적 보험사기가 적발돼 의사·상담실장·환자 등 141명이 지난달 수사기관에 검거됐다고 18일 밝혔다.
병원장과 상담실장은 가입된 보험상품 보장한도에 맞춰 통증치료 진료기록을 발급해주고 실제로는 피부미용 시술을 제공하겠다고 환자를 현혹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지 않은 입원을 권유했다.
환자가 이를 수락하면 병원은 월 단위로 약 500만~600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허위 치료 계획을 설계했다. 환자 명의로 보험 처리한 미용시술 서비스를 가족 등 타인이 사용하도록 양도할 수 있는 체계도 갖췄다.
병원은 입원치료 보장한도(5000만원)를 전부 소진해 면책기간(일정 기간 보험금이 보장되지 않는 기간)이 되면 통원치료를 받은 것처럼 꾸몄다. 통원치료 1일 보험금 한도(20만~30만원)에 맞춰 허위 진료기록을 발급하는 방식이다. 멀리서 사는 환자가 실제 통원치료를 받은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환자에게 병원 건물 일부를 오피스텔처럼 임대하기도 했다.
병원은 고액 진료비를 수납하는 장기 입원 환자를 늘리기 위해 병원 개설 시 허가된 병상 수(70여개)를 초과해 운영했다. 환자가 외출한 날짜에도 입원비·식사비 등 건강보험 급여 항목을 건보공단에 청구해 12억원을 부정하게 수급하기도 했다.
허위 진료기록을 발급받은 환자 136명은 보험사로부터 실손보험금 60억원을 타냈다. 1인당 평균 4400만원이다. 이들 중 10여명은 1억원에서 많게는 1억9000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했다.
이번 보험사기 적발은 금감원이 '보험사기 신고센터'에 접수된 제보를 토대로 기획조사를 실시하면서 밝혀졌다. 올해 1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조사 과정에서 해당 병원이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도 발견돼 건보공단이 공조하게 됐다.
금감원과 경찰청, 건보공단은 올해 초 보험사기 척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정례적으로 '공동조사실무협의회'를 운영 중이다. 이번 사건은 유관기관 간 공조를 통해 공‧민영 보험금을 둘 다 편취한 보험사기 혐의를 적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상 보험사기에 동조·가담하면 10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금감원은 "보험사기를 주도한 병원뿐만 아니라 가담한 환자도 형사처벌 받은 사례가 다수 있으므로 연루되지 않게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