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사람 대체하기 시작한 중국…"청년 일자리부터 타격"

로봇이 사람 대체하기 시작한 중국…"청년 일자리부터 타격"

왕양 기자, 안재용 기자
2026.04.05 06:00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자동화 확대하는 중국

[편집자주] 트럼프 2기 출범, AI의 발달,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는 매주 일요일 오전, 깊이 있는 시각과 예리한 분석으로 불확실성 커진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를 전달합니다.
산동용승고무(山东永盛橡胶)그룹의 타이어 공장/사진=산동용승고무 홈페이지
산동용승고무(山东永盛橡胶)그룹의 타이어 공장/사진=산동용승고무 홈페이지

중국 로봇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노동 시장에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농업 등 주요 산업 전반에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목격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같은 변화가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현실이 된 '다크팩토리'

가장 뚜렷한 변화는 제조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리(吉利)자동차 시안 공장이 대표적인 예다. 지리자동차 시안공장은 용접·도장 등 주요 공정을 100% 자동화했다. 궁극적으로는 다크팩토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크팩토리는 로봇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해 조명 없이도 생산이 가능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당초 지리자동차는 시안공장 규모의 산업현장에서 약 4000명을 고용했다. 그러나 현재는 절반이 줄어든 약 2000명만 고용하고 있다. 해당 공장에서는 934대의 로봇이 운영 중이다.

또 산동용승고무그룹(山东永盛橡胶集团)은 생산 과정을 대거 자동화한 이후 직원 수를 크게 줄였다. 현재 직원 총수는 약 2000명으로 자동화 전 약 6000명 대비 67% 감소했다. 특히 성형·운반·순회 점검 등 공정에서의 일자리 대부분이 사라졌다. 산동용승고무그룹은 당초 운반 공정에 수백 명의 작업자를 투입했다. 현재는 20여대의 무인운송로봇(AGV)을 사용한다. 20대의 로봇이 40명분의 작업량을 처리할 수 있고 24시간 연속 운전이 가능하다.

가전업체 그리가전(格力家电)은 헬륨 검사, 냉각기 자동 상차, 섀시 자동 상차, 압축기 운반, 압축기 마개 자동 제거 등 공정에 산업용 로봇을 도입했다. 전체 103개 공정 중 86개가 이미 자동화됐다. 이에 따라 과거 70여 명이 필요했던 생산라인을 현재 약 20명으로 운영한다.

징둥 택배 무인차, 옌지(延吉) 시내에서 배송/사진=차오즈쉰(潮资讯)
징둥 택배 무인차, 옌지(延吉) 시내에서 배송/사진=차오즈쉰(潮资讯)
드론 배송 도입…배달 라이더 일자리 최대 15% 줄어

물류·배송 분야에서도 무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메이퇀(美团) 드론은 2025년 말 기준 중국 광저우, 선전,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70개 드론 항로를 개설했다. 현재 누적 주문 처리 건수는 78만 건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드론이 사람을 대체하면서 해당 지역의 배달업 종사자 수가 약 10~15%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

징둥(京东)은 완전 무인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당 물류센터에는 드론 이착륙 구역이 마련되고 지상에는 무인 배송 차량이 배치된다. 센터 내부에는 로봇 팔이 설치돼 화물의 자동 적재를 수행한다. 화물이 물류센터에 입고된 이후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전 과정이 인력 개입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통상 중간 규모의 중국 물류센터에서는 교대 근무를 포함해 약 40~60명의 현장 인력이 필요하다. 자동화가 되면서 상주 인력이 5명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물류센터 하나당 30~50개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얘기다. 징둥은 향후 5년간 로봇 300만 대, 무인차 100만 대, 드론 10만 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단순 계산으로 최소 360만 명에서 최대 680만 명의 인력을 대체하는 수준이다.

신석기무인차(新石器无人车)는 중국 칭다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도시 무인 배송 체계를 구축했다. 하루 주문량은 6500건을 넘어섰고, 누적 배송은 150만 건을 돌파했다. 이 회사는 연내 전국 50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수확철 일자리 줄인 농업 로봇

로봇 도입이 느릴 것으로 예상됐던 농업 분야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측된다. 로봇이 농업에 도입된 일부 시범 지역에서는 고용 감소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장 웨이리현(尉犁县)의 이른바 '슈퍼 면화 농장'에서는 수확철에 100명 이상의 인력을 추가로 고용했다. 관리 인력도 30~50명이 필요했다. 그러나 자동화 이후에는 수확 작업이 채면기와 로봇으로 대체되면서 단 2명의 인력만으로 운영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실제 고용 규모는 40% 이상 감소했다.

DJI 농업의 TK600 로봇은 약 35만 위안의 가격으로 토양 측정, 자동 내비게이션, 스마트 의사결정 등 기능을 통합하여, 파종부터 수확까지 전체 과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1대당 약 10~15명 수준의 인력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투데이 /사진=이혜미
이미지투데이 /사진=이혜미
실업률 상승은 아직...초급직무 등 청년실업에는 영향 나타나

다만 아직까지 로봇에 따른 일자리 감소가 전반적인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모양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국 도시 지역 조사 실업률은 5.1%~5.2% 범위 내에서 좁은 폭으로 변동하며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올해 1~2월 전국 도시 지역 조사 실업률 평균은 5.2%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하다. 2024년 1~2월의 5.1%보다는 소폭 높다.

하지만 젊은 층 고용에는 실제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 기준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6.1%로 25~29세(7.2%), 30~59세(4.2%) 보다 높았다. 또 지난 1월 기준 도시 지역 16~24세 비재학 청년 실업률은 16.3%로, 2025년(16.1%), 2024년(14.6%)과 비교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도시 지역 실업률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청년고용이 줄어드는 '구조적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올해 대학 졸업 예정자가 약 1270만 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어서 신규 일자리 창출 속도가 이를 따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전통적인 사무직과 초급 직무를 중심으로 채용이 감소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노동시장 내 불균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초급 직무는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중급 직무는 비교적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했고 고급 직무 역시 소폭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리창 즈롄자오핀 그룹 부사장은 지난달 15일 CF40 청년포럼에서 "화이트칼라 일자리, 표준화된 업무, 절차화된 업무는 AI에 의해 빠르게 대체되고 있으며, 동시에 업무 효율성이 향상되면서 전체 일자리 수 자체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히 두 집단이 더 큰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나는 과거 단순 사무·행정 업무를 통해 기업에 진입하던 청년층이고, 다른 하나는 인사, 행정, 재무, 영업 등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무에 상대적으로 많이 종사하는 여성 인력"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일자리 축소가 아니라 고용 구조의 변화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런저핑 전 헝다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6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AI가 세상을 바꾼다' 강연에서 "AI와 로봇은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을 단순 반복 노동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 인간과 AI의 관계는 경쟁자가 아닌 협력 파트너에 가까워질 것"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이 점차 공장과 가정으로 확산되어 사회가 '실리콘 기반 생명'과 공존하는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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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양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왕양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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