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고객의 체크카드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저축은행중앙회가 해외결제 및 청소년 특화카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파킹통장의 인기로 요구불예금(입출금통장) 비중이 커졌는데도 체크카드 이용률은 저조해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려는 행보다.
1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중앙회는 오는 21일 각 저축은행 체크카드 담당 부서장을 소집해 체크카드 신상품 출시를 논의한다. 중앙회가 출시를 검토하는 상품은 해외결제 특화카드와 청소년 특화카드다. 개별 저축은행의 체크카드는 중앙회가 BC카드와 협업해 설계한다. 중앙회가 운영하는 체크카드는 10종으로,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51개사가 체크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해외결제 특화카드와 청소년 특화카드는 수년 전부터 금융권에서 큰 인기를 끈 상품이다. 해외결제 특화카드는 해외에서 결제할 때 국내보다 높은 적립률을 제공하는 카드로, 국내 8개 카드사에서 이미 관련 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했다. 청소년 특화카드는 은행·카드사뿐만 아니라 토스·카카오페이 등 빅테크도 발급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회는 아직 이와 유사한 성격의 카드를 출시하지 않았다.
중앙회가 체크카드 라인업을 확대하려는 이유는 요구불예금 잔액이 늘어나는데도 체크카드 이용액 증가세가 더뎌서다. 요구불예금은 정기예·적금보다 금리가 낮아 예대마진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때문에 금융사 입장에선 비중이 늘어날수록 수익에 유리하다. 2019년까지만 해도 79개 저축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2조원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9월말 잔액은 10조62억원을 기록했다. 파킹통장이 인기를 얻으며 4년 새 잔액이 5배 가까이 뛴 것이다. 전체 예수금에서 보통예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말 3.4%에서 지난해 9월말 9.8%로 증가했다.
그러나 은행 요구불예금과 달리 저축은행 고객은 요구불예금을 재테크 목적으로 이용하다보니 체크카드 이용액이 더디게 증가하고 있다. 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체크카드 이용액은 2019년 923억원에서 지난해 1813억원으로 약 2배 증가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체크카드 월 이용액은 50억~60억원 수준으로, 지난 3년간 사용률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며 "3년 전에 비해 고객 수도 늘고 자산도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사용률이 감소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도 "통장을 개설하는 고객의 절반가량은 체크카드를 발급하는데, 실사용하는 고객은 50% 수준"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실생활에서 체크카드가 활성화되면 요구불예금 잔액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앙회는 고객이 잔액을 인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체크카드 할인율을 통장잔액과 연계하기도 한다. 중앙회 상품 중 하나인 'SB HI 체크카드'는 통장에 월 평균잔액이 500만원 이상이면 체크카드 결제액의 1.0%를 할인해준다. 할인율은 △50만원 미만이면 0.3% △200만원 미만이면 0.5% △500만원 미만이면 0.7%로 평균잔액이 클수록 높아진다.
중앙회 관계자는 "체크카드 활성화를 위해 신상품을 출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오는 21일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보고 최종적으로 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