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중소형 지방 건설사… 2금융권 위기 전이 가능성은?

이창섭 기자
2025.02.04 15:10

건설업 폐업 신고, 2005년 이후 최고… 지방 중소형 건설사 잇달아 법정관리
2금융권, 본 PF 규모 수십조원… "중소형 건설사 위기의 영향력은 제한적" 분석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8일 대구 서구 내당동 반고개역 푸르지오 아파트에 '1억 이상 파격 할인' 현수막이 걸려 있다. 대구도시철도 2호선 반고개역 초역세권인 이 아파트는 지난 2월 239가구 분양에 나섰으나 청약률이 저조해 미분양이 많이 남아 있다. 2024.10.8/뉴스1

지방 중소형 건설사 위기가 가시화하면서 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에 미칠 영향력에 이목이 쏠린다. 준공위험에 노출된 본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서 중소형 건설사 비중이 작아 금융시장 파급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중견급 이상의 건설사 파산은 부동산 PF 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커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금융권 본 PF 잔액은 △저축은행 5조8000억원 △여신전문금융사 18조3000억원 △상호금융 23조5000억원이다. 본 PF는 본격적으로 착공이 시작된 사업장이다. 건설사에 신용 위험이 발생하면 준공위험(시공사가 공사를 완료하지 못하는 것)에 노출될 수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최근 건설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업체 폐업 신고는 641건이다. 전년 대비 60건(10.3%) 증가했다. 조사가 시작된 2005년(629건) 이후 최대치다. 올해 들어서만 58곳의 종합건설업체가 폐업을 신고했다. 전문공사업체까지 합하면 325건이다. 올해 1월에만 하루 평균 12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건설 원자잿값·인건비 상승, 미분양 적체 등으로 지방의 중견·중소 건설업체가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부산 7위 신태양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했다. 12월에는 전북 4위 제일건설도 미분양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최종 부도 처리됐다. 가장 최근에는 경남 2위 건설사인 대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개별 중소형 건설사 부실이 금융업 전반에 주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 분석 결과, 2금융권 본 PF의 상당수가 시공 능력이 우수한(업계 1~50위권) 대형·중견 건설사가 담당했다. 51위 이하인 중소형 건설사가 갖는 본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회사별로 약 70억원에 불과해 규모가 크지 않았다. 캐피탈 업권 본 PF도 대부분 시공 능력 20위 내 건설사가 맡아 위험성이 덜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신평은 "단속적으로 발생하는 중소형 건설사의 신용 사건이 부동산 PF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견 건설사가 신용경색에 처하면 시장 파급력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한신평은 중견 건설사의 평균 본 PF 익스포저를 약 2000억원으로 분석했으며 이들 회사의 부실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저축은행 본 PF에는 다른 2금융권과 달리 업계 순위가 낮은 중소형 건설사가 주로 시공사로 참여했다. 다른 업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준공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한신평 분석에선 본 PF 규모가 23조원에 달하는 상호금융이 빠진 점도 한계다.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은 부동산 PF의 취약 고리다. 금융당국은 상호금융에 수천억원 부담을 안길 수 있는 건설·부동산업 충당금 규제를 6개월 연기했다. 상호금융은 오는 6월부터 건설·부동산업 충당금 적립률을 120%까지 올려야 한다. 금융당국은 충당금 규제를 유예해준 만큼 부동산 경기가 상호금융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호금융 충당금 규제를 6개월 미룬 것은 그사이에 전반적으로 손실흡수능력을 더 키우라는 것"이라며 "저축은행도 문제가 되는 회사는 선제적으로 적기시정조치를 취하면서 연착륙시키고 있어 금융권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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