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부코핀은행'(PT Bank KB Bukopin Tbk)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부코핀은행 영업권(Goodwill)은 2020년말 800억원에서 인도네시아 환율 변동분을 반영해 지난해말 942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2020년 9월 부코핀은행의 지분을 현재의 지분율인 67%까지 늘렸다.
영업권은 기업이 다른 회사를 인수·합병(M&A)할 때 발생하는 무형자산으로, 일종의 경영권 프리미엄이다. 기업은 매년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해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하면 영업권을 감액하고 감액한 만큼을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한다.
부코핀은행은 인수 이후 5년 동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의 영업권을 한번도 감액하지 않았다. 지난해 부코핀은행의 당기순손실(지배주주 지분 기준)은 2410억원이다. 그간의 순손실 규모는 △2020년 292억원 △2021년 1818억원 △2022년 5372억원 △2023년 1733억원이다. 5년간 누적 순손실만 1조1625억원에 달한다.
영업권 감액이 없었던 이유는 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어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말 영업권 가치를 판단하기 위한 검사 당시 부코핀은행이 5년 이후 매년 4.0%의 성장률로 현금흐름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5.03% 늘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지에서 영업하고 있는 부코핀은행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부코핀은행의 주가도 영업권을 감액할 정도로 떨어지진 않았다고 본다. 인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부코핀은행은 지난 17일(현지시각) 1주당 50루피아(IDR)에 거래됐다. 국민은행이 인수한 해인 2020년말 410루피아에서 87.8% 주가가 빠졌다. 현재 부코핀은행의 시가총액은 9조3940억루피아로, 한화 약 8286억원이다.
국민은행은 특히 올해를 부코핀은행의 실적 턴어라운드 해로 예상한다. 올해를 기점으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상당히 해소될 거라고 판단해서다. 부코핀은행의 지난 5년간 충당금 규모는 1조1438억원에 이른다. 2022년엔 5531억원, 2023년엔 2873억원, 지난해엔 1216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부코핀은행의 충당금 부담은 지난해까지 클 수밖에 없었다. 관광업 대출 등 코로나19 취약 업종에 대한 상환유예 기간이 종료되면서 정상채권이 대거 부실채권으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상환유예 조치는 지난해 모두 종료돼 올해부터는 대규모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요인이 사라졌다.
이자이익이 지속적으로 늘며 본업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실적 반등의 기대를 높인다. 지난해 부코핀은행의 이자이익은 989억원으로, 2020년 59억원에서 16배 급증했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023년말 0.78%에서 지난해말 1.32%로 높아졌다. 환율 변동에도 판매비와관리비는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 중이다. 지난해 판관비는 1년 전보다 6억원 줄어든 1769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부코핀은행의 점포를 기존 171개에서 8개 더 늘려 성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이후 영업권의 가치가 과도하게 하락하지 않았다고 봐서 따로 상각을 하지 않았다"며 "이자이익이 늘면서 기본적인 체질이 개선되는 와중에 충당금 압박은 줄어들었기 때문에 올해 턴어라운드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