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미국발 관세폭탄에 따른 국내 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한 금융지원 규모를 최대 60조원까지 확대한다. 국책은행 지원 규모까지 합치면 총 80조원이 넘는 규모로 반도체, 자동차 등 협력기업 지원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3일 5대 금융, 산업·기업·수출입은행의 최고재무책임자(CFO)과 간담회를 갖고 미국발 관세 대응책을 논의한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주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는 당초 오는 28일 오후에 예정됐었으나, 같은 날 오전 예정됐던 관계부처 합동 관세대책 회의가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성과 공유 필요성 등으로 연기되면서 순연됐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위는 관계부처의 관세대응책을 금융권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정부 대응책에 맞춰 5대 금융 중심으로 약 60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 4대 금융은 △신한금융 10조5000억원 △우리금융 10조2000억원 △KB금융 8조원 △하나금융 6조3000억원 등 35조원 규모의 지원계획을 대외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NH농협금융 7조2000억원을 포함하면 5대 금융은 총 42조2000억원의 지원책을 내놨다.
이같은 대규모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관세피해가 현실화되자 금융권이 추가 지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의에 참가한 한 금융사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관세 피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협업해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라며 "기존에 했던 것들 외에도 추가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번 회의에서 피해 현실화에 따른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권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과 협력사, 자동차와 관련 부품 기업·협력사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준비 중이다. 금융권이 반도체와 자동차 기업에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미국이 해당 업종에 대해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들 협력사에 대출 만기 연장을 비롯해 필요시 보증기관 보증을 통한 신규자금 지원 등도 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앞서 예고했던 25%에서 15%로 낮췄으나, 발효시점을 특정하지 않으면서 자동차 품목관세는 여전히 25%가 적용되고 있다. 반도체 품목 관세는 아직 발표조차 않은 상황이다.
한편 국책은행들도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자금공급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한국수출입은행 20조5000억원 △산업은행 4조원 △기업은행 1조원 등 관세로 피해를 겪는 기업을 위한 금융지원에 나선다. 5대 금융그룹과 국책은행의 지원 규모를 합치면 총 약 86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5대 금융에 이어 국책은행들까지 추가적인 계획을 제출할 경우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