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마지막 수장으로 취임한 이억원 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생산적 금융과 소비자 중심·신뢰 금융의로의 대전환을 강조했다. 다만 금융위 현안인 조직개편과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이 원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2층 대강당에서 금융위 전 직원이 모인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국민과 함께하는 소비자 중심 금융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 등을 통해 다양한 자금공급이 이루어지고 금융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서민금융 상품의 금리를 낮출 것을 주문한 가운데 이 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을 강조한 것이다. 이 기금을 재원으로 활용하면 서민금융 상품의 금리를 대폭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이 위원장은 "세계은행은 금융접근성을 확대하는 포용금융이 불평등을 완화하고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며 "서민·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이 금융을 통해 재기해 안정적인 생활로 돌아가고,다시 금융을 이용하는 선순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도 강조했다. "우리 금융이 보다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내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할 생산적 영역으로 자금을 중개할 수 있도록 바꾸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정책자금을 AI(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벤처·기술기업 등에 중점 공급해 민간 자금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특히 첨단전략산업기금을 기반으로 금융권 등과 함께 150조원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생태계에 전례 없는 대규모 맞춤형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감히 투자하고 성공의 과실을 공정하게 공유하는 활기찬 자본시장이 있어야 혁신을 향한 모험정신이 발휘될 수 있다"며 "초대형 IB(투자은행) 육성 등 모험자본을 확충하고, 코스닥시장의 역할 강화 등 주식시장의 구조 재편을 추진해 자본시장이 기업 성장의 사다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위원장은 "개정 상법의 안착과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으로 주주가치 중심의 기업경영 문화를 확산시켜 나겠다"며 "가상자산의 규율체제를 정립해 디지털자산 산업의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신뢰 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가계부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취약한 주력산업의 사업재편 등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관리해, 금융시장의 안정을 확고히 하겠다고 언급했다. 시장질서를 저해하는 불법·불공정 행위는 주저하지 않고 엄정 대응하고, 위법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해 ''불법으로 돈을 벌수 없다"는 원칙을 확립하겠다고 했다.
다만 금융위의 현안인 조직개편과 관련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금융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금융감독위원회로 재편된다. 이 과정에서 263명에 달하는 직원의 절반 가량이 세종시에 위치한 재경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 위원장은 직원들에게 "그간 셀 수 없이 많은 성과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주말·밤낮을 가리지 않았던 여러분들의 노고를 잘 알고 있다"며 "과중한 업무에 다시금 부탁만 드리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