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조직개편의 화살을 피한 금융감독원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소비자보호 총괄본부'로 격상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공공기관 지정의 불씨가 남아있는 데 대해서는 '필요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29일 서울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임직원 결의대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공공기관 지정 논의에 대해 "법령에 따라서 절차대로 논의가 이뤄질 거로 생각해 언급하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조직법 개정 과정에서 금융위원회 해체 및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등 금융당국 개편안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공공기관 지정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공공기관 지정과 해제는 매년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정부조직법과 무관하게 이뤄진다. 지정될 경우 경영평가·예산편성·정원·보수 등에서 정부의 통제가 강화되고, 기관장 해임 건의 권한 등 거버넌스에도 영향을 준다.
이 수석부원장은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청과 금융감독의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는 요구 사이에 상충관계가 있어 합리적으로 논의될 거라 본다"라며 "지정 여부와 무관하게 금융감독 행정과 소비자보호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국민과 시대적 요구이기 때문에 필요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금감원은 금소처를 '소비자보호 총괄본부'로 격상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총괄본부는 수석부원장 산하에 둘 예정이며, 총괄본부 내 부서로는 민원분쟁 총괄·감독 총괄·검사 총괄·상품 총괄 등으로 두고 각 권역의 소비자보호 업무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금소처 내 소비자 분쟁을 담당하던 기존 분쟁조정 1~3국을 은행·중소·금투·보험 등 업권별 본부의 최선임 부서로 배치한다. 민원분쟁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분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보호 문제나 위규사항 등을 제도개선(감독부서)과 금융사 검사(검사부서)로 연결한다.
아울러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 업무에 외부 시각을 반영하기 위한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한다. 원장 직속으로 두고 외부 인사로 구성돼 소비자보호 관련 제도 개선과 검사 사항 등을 자문할 예정이다. 자문위의 자문내용이 법적인 귀속력은 없으나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 수석부원장은 "법적인 귀속력을 떠나 절차적인 정당성과 민주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이다"라며 "자문기구의 의견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귀속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출범한 '사전예방적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T/F'를 확대한 '금융소비자보호기획단'도 출범한다. 상품 제조·설계에서 판매까지 전 과정에서 소비자 권익을 지킬 방안을 논의한다. 아울러 불법사금융, 보이스피싱, 보험사기 등 민생침해 금융범죄에 대응하는 '민생범죄대응총괄단'도 가동한다.
금감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금융소비자보호 혁신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기획단 운영 결과와 조직개편 성과를 국민에게 직접 보고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