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5000만원 이하·7년 이상 연체채권을 배드뱅크인 '새도약기금'이 매입해 12월부터 소각(100% 빚 탕감)을 하거나 원금 최대 80%를 탕감하는 채무조정이 시작된다. 연체기간이 7년을 넘지 않아도 원금을 최대 80% 감면하고 나머지 빚은 최대 10년간 나눠 갚을 수 있다. 7년 이상 연체하고 채무조정 중인 경우 최저 연 3.0% 금리에 1500만원 한도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자산관리공사(캠코)는 1일 장기 연체채권 소각 및 채무조정 지원을 위한 '새도약기금 출범식'을 개최하고 이같은 지원방안을 공개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코로나 19 이후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다. 이번 장기연체 채무조정 프로그램은 공모를 거쳐 '새도약기금'으로 명명했다. 과거 노무현 정부(희망모아) 박근혜 정부(국민행복기금) 문재인 정부(장기 연체채권 소각)에서도 대규모 채무조정이 있었다.
새도약기금이 매입하는 연체채권은 총 16조4000억원, 수혜 인원은 113만4000명으로 역대급 수준이 될 전망이다. 재정과 금융회사 출연금 각각 4000억원, 4400억원을 재원으로 한다.
기금은 이달부터 향후 1년간 은행, 보험, 상호금융, 여신전문회사, 대부업체 등 업권 순으로 연체 채권을 일괄 매입한다. 매입후 채무자의 보유재산·소득 심사를 거쳐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소각 또는 채무조정을 한다. 기초생활 수급자는 별도 심사 없이 연내 우선 소각을 추진한다. 채권 소각은 약 1년간의 심사를 거쳐 내년에 이뤄지더라도 기금이 채권을 매수한 시점부터 추심은 즉시 중단된다.
구체적으로 상환 능력을 상실한 장기연체자는 100% 원금 감면이 이뤄진다. 개인사업자를 포함해 7년 이상 연체, 5000만원 이하인 경우다. 5000만원은 금융회사별 원금을 합산한 기준으로 연체이자는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다. 다만 사행성·유흥업으로 확인된 채권이나 외국인 채권(영주권자, 결혼이민자, 난민은 제외) 소멸시효 완성채권, 금융질서문란자 채권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금은 행정데이터를 활용해 채무자의 소득과 재산을 심사해 개인 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경우 채권 매입 이후 1년 안에 소각한다.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월 154만원)이며 생계형 재산을 제외한 회수 가능한 재산이 없는 경우다.
중위소득 60% 초과 또는 회수 가능 자산은 있으나 채무액보다 작아서 상환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는 30~80%의 원금 감면과 최장 10년의 분할상환, 이자 전액감면 및 상환유예 최장 3년을 적용하는 채무조정이 이뤄진다. 반면 심사 결과 상환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중위소득 125% 초과 등)되면 추심이 재개되고 상환을 요구하게 된다.
지원을 받기 위해 연체자가 별도 신청할 필요는 없다. 금융회사가 새도약기금에 채권을 매각할 때와 기금이 상환능력 심사 완료한 때 각각 채무자에게 개별 통지한다. 대상자는 채권 매입 이후부터 새도약기금 홈페이지(www.newleap.or.kr)를 통해 본인 채무 매입 여부 및 상환능력 심사 결과, 채권 소각 여부 등 조회가 가능하다.
성실상환자 등을 위한 형평성 방안도 나왔다. 우선 연체기간 5년을 넘었으나 7년은 도달하지 않아 기금 매입대상이 아닌 경우 30~80%의 원금을 감면해 주고 최장 10년의 분할상환을 지원한다. 5년 미만 연체라면 신용회복위원회의 프로그램과 동일한 원금감면율 20~70% 및 최장 8년 분할상환을 적용한다. 이는 11월14일부터 향후 3년간 신청이 가능하다.
7년 이상 연체하고 채무조정 후 6개월 이상 이행 중인 연체자는 총 5000억원 규모의 특례대출 프로그램이 지원된다. 성실상환자에 대한 역차별을 막기 위한 제도다. 3년 한시로 1인당 최대 1500만원, 연 3~4% 수준의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11월14일부터 전국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직접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장기 연체채권 발생을 근본적으로 억제하도록 소멸시효 제도를 정비하고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도 추진한다. 금융권 관행 등을 해외와 비교 분석해 4분기 중 개인 연체채권 관리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한다. 이억원 위원장은 "단순히 채무를 덜어주는 제도를 넘어 장기간 빚의 굴레에 갇혀 있던 분들이 다시 경제 활동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도약의 장치"라며 " 장기 부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