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으면서 정부가 더 강력한 대출규제를 포함한 부동산 대책을 이번주 중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은행권은 추가 규제로 인한 영업실적 등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본다.
1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발표하는 부동산 대책에 대출 규제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6·27 대책에서 주택담보대출의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9·7 대책에서 규제지역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50%에서 40%로 낮추는 등의 규제를 단행했는데 이보다 더 강도 높은 규제가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일부 지역 주담대 한도를 4억원으로 낮추거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를 현행 40%에서 3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DSR에 전세대출과 정책대출을 포함하는 방안 등도 언급된다.
다만 은행권은 현재보다 강한 대출 규제가 발표되어도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반응이다. 6·27 대책 당시 이미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한도를 종전보다 절반으로 줄이면서 은행은 극도로 보수적 운용을 해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6·27 이후 총량관리에 맞춰 관리를 해오고 있기에 대출 규제가 강해져도 큰 차이는 없다"며 "추가 규제가 생긴다고 남은 3달 간 총량을 더 줄이진 못할 것이다. 오히려 인위적으로 수요를 억누르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오히려 가계대출 관리하기에 더 용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연말에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을 틀어막았기 때문에 올 하반기에 주담대 수요가 크게 몰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당국이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거듭 경고하고 나선 만큼 대형 은행들도 올 하반기부터 기업 대출 등 생산적 금융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정무적으로도 가계대출을 줄여야 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사실상 지금 은행들이 할 수 있는 건 기업대출밖에 없다. 가계대출은 성장이 제한돼 힘을 들일 수 없다"고 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대출규제가 추가되면 아예 영향이 없을 순 없지만 연간 총량 관리와 성장 목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적절히 배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은행권에선 6·27 대책 이후 주담대 증가세가 크게 꺾였는데도 집값 상승을 막지 못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규제가 검토되는 데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시장만 더 위축시켜 실수요자의 피해를 키울 수 있단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금 6억 대출을 받아도 수도권 아파트를 사지 못하는 상황인데 4억으로 줄인다고 별 영향이 있겠나"라며 "6억 규제로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는 오답노트가 이미 나왔다. 결과적으로 시장이 더 위축되고 현금부자한테만 더 유리해지는 국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