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예금 2조 이탈하나.."상호금융 비과세 일몰, 지방소멸 가속화"

이창섭 기자, 권화순 기자
2025.10.19 13:50

정부 준조합원 예탁금 비과세 혜택 축소 추진.. 상호금융 회장단 "지역경제 근간 흔들려"

비과세 축소시 농축협 예수금 이탈/그래픽=김다나
준조합원 비이자사업 부문/그래픽=김다나

정부가 총급여 5000만원 이상의 상호금융 준조합원의 예탁금에 대해 비과세 혜택 축소를 추진하는 가운데 5개 상호금융 회장단이 공동대응에 나섰다. 비과세혜택이 축소되면 많게는 '조 단위'의 예금이 이탈해 상호금융권 경쟁력이 떨어지고 농어업인·서민의 경제적 지원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외국인 주주가 73% 이상인 시중은행은 각종 금융상품에 비과세혜택이 유지되는 반면 농어업인에 배당하는 상호금융 혜택은 축소돼 형평성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외국인 주주 73%인 시중은행은 각종 혜택, 상호금융은 비과세혜택 축소 '역주행'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내년부터 준조합원의 예탁금 비과세 혜택을 축소할 경우 농축협 예수금이 최소 5130억원에서 최대 2조1800억원 이탈할 것으로 추정된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총급여 5000만원 이상의 준조합원 비중은 13.7%에 달하고, 이 가운데 약 7.2%가 이탈할 것으로 분석됐다.

비과세예탁금만 이탈하면 5130억원이 줄고, 준조합원의 총예수금까지 이탈시 2조1800억원(7.2% 가정)이 감소할 수 있다는 추정이다. 이에 따라 농축협의 운용수익은 최소109억원에서 최대 464억원 감소한다.

비과세제도 축소는 연쇄적으로 준조합원 대상 비이자사업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보험사업 부문에서는 보장성보험료 1조8000억원, 저축성보험료 12조2000억원의 수익 기반이 흔들리고 연간 30조원에 육박하는(29조8000억원) 신용카드 이용액도 축소될 우려가 있다.

세제혜택이 줄면 온라인 플랫폼 발달에 따라 상호금융권 자금이 대도시 1금융권 등으로 대거 이동할 수 있다. 농협의 준조합원 비과세예탁금의 가입 지역은 대부분 비수도권의 비광역시(42%)이고 이어 경기도권이 24%를 차지한다. 특히 시중은행의 경우 상호금융에서 제공하지 않은 비과세 상품 및 각종 세액공제 상품을 다수 취급하고 있어 형평성 논란까지 불거진다.

시중은행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400만원까지, 개인연금저축은 600만원까지 세금 혜택이 주어진다. 청년도약계좌, 장병내일준비적금 등의 비과세 상품도 다수 취급한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6대 시중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73.3%로 외국인을 통해 유출되는 배당금은 경상수지에 막대한 영항을 준다"며 "반면 농협의 수익은 농업인, 중소서민들에 쓰이고 있어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협 수익구조(경제사업 적자 신용사업으로 충당)/그래픽=김다나
5조 벌면 지역에 3조·농업인 배당 1조.."비과세혜택 축소시 지역경제 기반 흔들려"

실제 정부 예산 중 농림수산분야 예산 비중은 매년 감소하고 있어 지방 소멸, 도농간 소득격자, 농업분야 등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농협은 농업인을 위한 경제·유통사업과 교육지원사업에 신용사업 부문의 수익을 활용하고 남은 손익도 농업인 배당재원으로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2024년 기준 신용사업에서 5조2694억원을 벌어 유통사업과 농업인 지원사업 적자 2조1598억원, 1조4632억원을 메우는데 쓰였다. 당기순익 1조6464억원을 기록했는데 농업인 조합원에 1조원에 육박(9622억원)하는 배당을 했다.

상호금융 회장단은 준조합원 비과세 혜택축소로 예금이 이탈하면 지역경제 인프라가 약화되고 지방소멸을 촉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회장단은 공동건의문을 통해 "상호금융은 시중은행이 점포를 철수하는 인구소멸 지역과 금융소외 지역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경제를 떠 받치는 역할을 힘들게 수행하고 있다"며 "올해 말로 일몰 예정인 상호금융 관련 세제지원 제도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상호금융권 경쟁력 약화되고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세제개편안'에서 상호금융 예탁금·출자금 비과세 적용 기한을 3년 연장하는 대신 범위를 소득 수준에 따라 축소 적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국회에서는 총 21건의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정부 안과 달리 대부분 현 수준의 비과세 혜택을 3년 혹은 5년간 연장하는 방안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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