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고신용자의 금리를 높여서 저신용자 금리를 낮추면 어떤 문제가 예상되느냐는 질문에 "워낙 문제가 많아서 일일이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국감에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고신용자 금리를 0.1%(포인트)라도 높여서 저신용자 금리를 낮춰야 된다'고 말씀하셨다"며 "제가 구윤철 부총리한테도 한 번 지적했는데, 그 이후 이번달 14일에 대통령께서 같은 취지의 말씀을 또 하셨다. 이 말씀에 동의하시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총재는 "저는 그 배경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제가 코멘트를 하기는 어려운데 아마 어려운 신용불량자를 도와줘야 된다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천 의원이 "신용불량이신 분들을 도와드려야 된다라는 취지를 넘어서 고신용자 금리를 올려 저신용자 금리를 내린다? 혹시 이런 정책을 하는 나라 들어보신 적 있나"라고 묻자 이 총재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이 총재는 '고신용자 금리를 높이고 저신용자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면 어떤 문제가 예상되느냐'는 천 의원의 질문에 "워낙 문제가 많아서 제가 일일이 말씀드리기가..."라고 말을 흐렸다.
이 총재는 '고신용자와 고소득자가 등치가 될 수가 있는 개념인가'란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천 의원은 "고신용자 중 연소득이 2100만원 미만이신 분들이 202만명이나 되는데 연체율이 0%에 수렴한다. 소득이 많지 않은데도 정말로 성실하게 빚을 갚고 계시는 분들이 우리나라 사회에 많은 것"이라며 "그런데 내가 저소득인데 고신용자라고 해서 내 이자율 올리고 저신용자 이자율 낮춰 주겠다면 저소득인데도 열심히 빚 갚는 사람들한테 역차별하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이 총재는 "존경하는 천 의원님이 말씀하시듯이 고신용자와 고소득자는 굉장히 다른 개념"이라며 "빌린 부채 액수에 따라서 다르고 히스토리에 따라서 다르고 가지고 있는 담보의 안정성에 따라서도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굉장히 다른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시장경제 시스템을 망친다면 저신용자들에게 양지에서 시스템적으로 제대로 된 대출을 해주는 기관이 오히려 줄어들어서 장기적으로는 저신용자들에게 더 악영향을 미치는 정책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 총재는 "이런 문제는 저희가 보통 '도덕적 해이'라고 얘기하는 개념으로 그런 문제가 있다"며 "다만 경제 원칙이 있더라도 아주 일부 아주 낮은 집단의 굉장히 신용불량자가 되고 다시 살아날 수 없는 그런 사람에 대한 구제나 정책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청년 사업가가 처음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했을 경우 다시 일어나도록 신용불량자에서 빼주고 도와주고 재기의 기회를 주고 이런 것이 더 필요하고 이건 경제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자꾸 이재명 대통령께서 경제 원리와 싸우려고 하신다는 것"이라며 "기존에 잘 돌아가는 시스템을 망가뜨리려고 하시는 점이 제가 걱정이 많이 돼서 우리 총장님께서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적극적으로 말씀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