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홈플러스 인수후보로 끊임없이 거론되면서 NH농협금융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금융지주가 하나로마트 등 농협경제지주의 부담을 짊어지는 구조에서 홈플러스 인수설이 불안감을 더 키우는 분위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에 배당금액과 농업지원사업비(이하 농지비)를 매년 늘리고 있다. 올해 3월 농협금융은 중앙회에 7550억원을 현금배당했고, 3분기까지 농지비 4876억원을 부담했다.
농지비는 농협금융이 중앙회에 농촌 지원을 위해 분담하는 금액이다.농업협동조합법은 농협금융이 매출액이나 영업수익의 2.5%를 농지비로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22년 4504억원이던 농지비는 지난해 611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배당금 7000억원을 합치면 농협금융에서 중앙회에 약 1조3000억원이 이전됐다.
금융지주 내부에선 계속 늘어나는 배당금과 농지비에 불만이 커져왔다. 특히 하나로마트 등을 운영하는 농협경제지주의 적자가 금융지주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농협경제지주의 양대 계열사인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은 모두 3년 연속 적자를 내며 농협경제지주의 적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농협유통은 352억원, 농협하나로유통은 398억원의 적자를 냈다. 업계에선 하나로마트 등이 온라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농민들이 납품하는 농산물 등의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가져가지 못한 것이 원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이 연간 400억원씩 800억원 적자가 나고 직원 200명 이상을 구조조정할 정도로 농협유통이 어렵다"며 홈플러스 인수설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치권이 여전히 농협의 홈플러스 인수를 바라는 인상을 심어주면서 농협금융 임직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홈플러스 공개입찰 마감에도 불구하고 농협이 여전히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만약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앞으로 농협금융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마감한 홈플러스 공개입찰에는 인공지능(AI) 업체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개발업체 스노마드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지만 내부에선 사실상 농협 인수를 위한 '시간끌기'용 입찰이란 말이 나온다.
금융권에선 현재 중앙회나 경제지주 상황을 고려할 때 홈플러스 인수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중앙회나 경제지주 차원에서 진행되는 일은 저희도 현재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