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실시하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관련 민원이 평가 요소에서 빠질 전망이다. 신용·체크카드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에서 가장 많이 활용된 결제 수단이었다. 그만큼 카드사로 접수된 관련 민원도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드사들은 정부 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민원으로 인해 불리한 평가를 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었는데 이번 조치로 부담을 덜게 됐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내년 발표될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실태평가)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관련한 민원을 평가 항목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태평가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금감원이 주관하는데 금융사는 소비자보호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에는 카드사 중에서 신한카드와 하나카드가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신한카드는 종합 평가에서 '미흡', 하나카드는 '보통'을 받았다. 2023년에는 삼성카드가 종합 평가에서 '보통', 우리카드는 '양호'를 받았다. 종합 평가에서 미흡 이하 등급을 받은 금융사는 금감원과 경영진 면담 등 조치를 받는다.
실태평가 계량 항목에는 '민원처리노력 및 금융소비자 대상 소송사항' 부문이 있다. 세부적으로 '금융상품 관련 민원발생 건수', '금융상품 관련 민원증감률', '평균 민원 처리기한' 등을 평가받는다.
카드사들은 정부가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업계가 다져놓은 결제 인프라를 통해 체크·신용카드 방식으로 소비쿠폰이 널리 쓰였다. 하지만 카드사로 소비쿠폰을 신청하고 발급받는 과정에서 다수 민원이 발생했다. 해당 민원 중에서는 카드사가 처리할 수 없는 민원이 상당수다.
대표적으로 2차 소비쿠폰을 지급할 때는 소득 기준과 관련한 민원이 카드사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사업에선 소득 상위 10%에 해당하는 국민은 소비쿠폰을 지급받지 못했는데 이에 대한 불만을 카드사에 민원으로 제기한 것이다. 또 소비쿠폰은 소상공인을 돕자는 취지에서 연 매출 30억원 이상 가맹점에선 사용하지 못했는데 사용처와 관련한 다수 민원도 카드사에 접수됐다.
카드업계는 정부 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민원으로 금융당국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건 조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금감원과 진행한 업권 간담회에서도 소비쿠폰 관련 민원은 소비자보호 실태평가 평가 부문에서 빼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내부의 소비자 관련 조직 평가에서 소비쿠폰 민원 부문은 배제하고 평가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최대한 합리적인 방향에서 평가를 진행하겠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일부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는 앞선 3개년이 평가 대상인데 1년간 평균 민원 건수가 약 8만건이다. 3개년이면 약 24만건이라 실무적으로 정부 정책과 관련한 민원을 모두 발라내기는 힘들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부 정책 관련 민원이어도 일부는 카드사에 실제로 귀책 사유가 있는 게 있을 수 있고, 이런 걸 일일이 구분해 뺀다고 하더라도 실제 종합 평가 결과에선 크게 영향력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