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서 시중은행 대출 받는다…금리인하요구권 자동 행사

황예림 기자
2025.12.21 12:00
내년 상반기부터 전국 20여개 우체국에서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은행대리업 서비스가 시범 도입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차주를 대신해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는 서비스도 내년 1분기부터 시행된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

내년 상반기부터 전국 20여개 우체국에서 시중은행의 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은행대리업 서비스가 시범 도입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차주를 대신해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는 서비스도 내년 1분기부터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은행 업무 위탁을 통한 은행대리업 서비스'와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금리인하요구권 대행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은행대리업은 은행이 예금·대출 등 본질적인 은행 업무를 우체국이나 저축은행에 위탁하는 서비스다. 서비스가 시행되면 은행 영업점이 없는 지역에서도 소비자가 우체국이나 저축은행을 방문해 은행 업무를 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우체국·저축은행이 은행의 모든 업무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 상담, 거래 신청서 접수, 계약 체결 등 일선 현장의 대고객 접점 업무만 수행한다.

금융위는 4대 은행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과 우체국, 9개 저축은행(동양·모아·센트럴·오성·SBI·인천·제이티친애·진주·한성)을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했다. 내년 상반기 중 전국 20여개 총괄우체국에서 개인신용대출과 정책서민금융상품 등 4대 은행의 대출 상품을 우선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금융위는 은행대리업 도입으로 금융 접근성이 낮은 지역과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불편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은행권이 대면 영업점을 통폐합하면서 금융 소외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우체국이나 저축은행이 2개 이상의 은행과 제휴할 경우 소비자가 한 장소에서 여러 은행의 예금·대출 상품 금리를 비교한 뒤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소비자의 편익 제고가 예상된다.

금융위는 현재 지역별 금융 접근성 등을 고려해 우체국과 시범 운영 지역을 협의 중이다. 우체국에서의 예금 상품 판매와 저축은행을 통한 서비스 제공은 운영 상황을 보며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시범 운영을 통해 소비자 편익과 제도 보완 필요성이 확인되면 은행법 개정을 통해 은행대리업의 정식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비자 보호 장치도 함께 마련된다. 은행대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해배상 책임 등 법적 책임은 원칙적으로 위탁 은행에 귀속되도록 계약상 명확히 하고 은행이 은행대리업을 이유로 인근 영업점을 폐쇄하는 것도 제한한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금리인하요구권 대행 서비스 도입도 허용했다. 이는 개인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차주를 대신해 개인 대출에 대한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는 서비스다.

차주가 최초 1회 대리 신청에 동의하면 이후에는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자동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한다. 금리인하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도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불수용 사유를 분석해 차주에게 안내한다.

금융위는 해당 서비스로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완화되고 AI·데이터 기반 포용금융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리인하요구권 대행 서비스는 13개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IBK기업·NH농협·SC제일·부산·광주·전북·경남은행 및 카카오·토스뱅크)의 개인 대출을 대상으로 내년 1분기부터 시작된다. 이후 운영 성과를 고려해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제2금융권으로의 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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