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가계부채 잡는다… 대출 관리 월·분기 단위 세분화

금융위, 가계부채 잡는다… 대출 관리 월·분기 단위 세분화

박소연 기자
2026.04.02 04:09

주담대는 별도 목표 신설… 연말 대출절벽 해소 조치
실수요자 부담 우려… 규제 불확실성 해소는 긍정적

5대은행의 가계대출·주담대 잔액 추이/그래픽=김현정
5대은행의 가계대출·주담대 잔액 추이/그래픽=김현정

정부가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더 조이고, 관리 단위를 월·분기 단위로 세분화하면서 실수요자의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중동 사태 여파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돌파한 상황에서 실수요자의 대출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1일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1.5%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목표를 지난해 증가율 1.7%보다 낮춰 올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024년 46조2000억원에서 2025년 32조7000억원으로 줄었으며, 올해는 순증 규모가 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국은 가계대출 총량과 별개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별도 관리목표를 신설하는 한편, 관리 단위를 월별·분기별로 보다 촘촘히 세분화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연간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지키기 위해 연말마다 대출 창구를 닫으면서 대출 절벽이 반복되는 것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월별·분기별 목표 미준수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익월·다음 분기 목표를 조정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당국이 은행권의 월별 가계대출 상황을 모니터링했지만, 월별·분기별 관리목표를 별도로 부여하진 않았다. 이번 조치는 연말 가계대출 절벽을 막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월별 목표치가 균등하게 배분될 경우 계절적 요인 등으로 실수요자가 쏠리는 특정 달엔 이른바 '가계대출 오픈런' 사태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권이 가계대출 셧다운했을 때 카카오뱅크에서 주담대 접수를 재개하자 선착순으로 일일 한도 소진되는 일도 있었다"며 "월별 목표가 타이트해지면 월말에 가계대출 오픈런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시장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수요공급이 맞지 않는 시기는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른 소비자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가계대출을 더 조일 것으로 예고했기 때문에 은행권은 이번 발표가 대체로 예측했던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미 은행권은 올해 1분기 가계대출 잔액을 지속 축소해왔다. 당국이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면서 가계대출을 늘릴 요인이 낮은 데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오르고 각종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영향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65조7290억원으로 지난해 말(767조6781억원) 대비 3개월간 1조9491억원(0.25%) 감소했다. 주담대 잔액은 3월말 기준 610조8339억원으로 지난해 말(611조8722억원) 대비 1조383억원(0.17%) 줄었다.

은행권은 연간으론 정부의 목표치를 무난히 맞출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올해 화두가 생산적 금융 활성화인 만큼 기업대출 공급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 부여가 예년보다 늦어지면서 지난 3개월간 사실상 영업을 멈췄던 가계대출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은행권이 올 1분기 동안 가계대출을 제한적으로 늘렸다"며 "총량목표치가 발표되며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돼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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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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