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서 여성 리더가 점차 늘고 있지만 '은행의 별'로 불리는 부행장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최근 인사에서 여성 부행장은 은행당 1~2명에 그쳤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부행장 인사를 단행한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내년에도 여성 부행장을 각각 1명만 두기로 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전체 12명의 부행장 가운데 여성은 박현주 소비자보호그룹장이 유일하다. 박현주 부행장은 2022년 선임된 후 4년째 소비자보호 부문을 맡고 있으며 이번 인사에서도 연임에 성공했다.
농협은행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최근 부행장 16명 가운데 9명을 교체했지만 새롭게 선임된 여성은 박현주 개인금융부문 부행장 1명뿐이다. 연임자를 포함한 전체 부행장 명단에서도 여성은 박현주 부행장 한명에 그쳤다. 기존 여성 부행장이었던 이민경 NH카드 분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교체 대상에 포함돼 조직을 떠났다.
하나은행은 내년 부행장 16명 중 여성 비중이 2명에 그친다. 김미숙 중앙영업그룹 부행장과 박영미 소비자보호그룹 부행장으로, 두 사람 모두 이번에 새로 발탁됐다. 우리은행은 부행장 15명 중 여성 부행장이 2명으로, 김선 WM그룹 부행장과 류진현 IT그룹 부행장이 자리를 지키게 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 처음 선임된 이후 2차례 연임됐다.
여성 부행장을 1~2명 수준으로 유지하는 흐름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농협은행은 2020년 이후 최근 6년간 여성 부행장이 줄곧 1명에 머물렀다. 신한은행도 2020년에는 여성 부행장이 2명이었지만 2021년부터 올해까지는 매년 1명만 두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여성 부행장이 전무했다. 우리은행은 여성 부행장이 2023년 이후 2명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 내년 임원 인사를 발표하지 않은 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부행장 18명 중 3명이 여성이었다.
부행장 인사에서의 여성 소외는 여성 임원이 늘고 있는 흐름과 대비된다. 하나은행은 올해 본부장 이상 임원 70명 가운데 여성이 6명에 그쳤지만 최근 인사를 통해 내년에는 전체 임원 69명 중 10명이 여성을 차지하게 됐다. 여성 임원 비율이 8.6%에서 14.5%로 크게 높아졌다. 농협은행 역시 올해 부서장 46명 중 여성은 3명에 불과했으나 내년에는 48명 중 8명으로 늘어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여성 인재 풀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부행장 문턱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종사자의 남녀 비율이 5대5 수준으로 균형을 이루고 여성 리더도 점차 늘고 있지만 최고위 임원으로의 승진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부행장은 은행원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라는 점에서 은행의 별로 불린다.
한 대형 은행 관계자는 "여성 은행원들도 충분히 역량을 인정받고 있고 중간 관리자와 부서장급 여성 리더는 확실히 늘었다"며 "다만 부행장 인사는 여전히 1~2명 수준에 머무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