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고차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중고차 금융이 국내 금융사들의 효자로 떠올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JB우리캐피탈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인 2815억원을 기록하며 KB캐피탈 실적을 넘어섰다. KB캐피탈도 지난해 23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NH농협캐피탈도 최근 중고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주캐피탈 시절부터 중고차금융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우리금융캐피탈도 중고차금융 비중을 높이는 분위기다.
이들의 실적 견인은 단연 중고차 중심의 자동차 금융이 꼽힌다. 캐피탈사는 중고차량을 구매할 때 자동차를 담보로 구매자금을 대출해준다. 보통 자동차 할부기간은 3~5년이다. 주요 캐피탈의 중고차 사업 비중은 전체 자산의 약 18~20% 수준이다.
담보가치가 높을수록 수익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최근 중고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영향이 자동차 금융 실적으로 이어졌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로 신차 공급이 중단되면서 키르기스스탄 등 인근 국가를 경유해 러시아로 중고차가 유입된다. 이렇게 특정지역에서 중고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중소기업 수출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 수출 품목 1위는 90억달러(약 13조원)를 수출한 자동차가 차지했다. 조사대상이 중소기업이란 점을 고려하면 수출품목은 대부분 중고차를 말한다. 기존 효자 품목이었던 화장품(83억달러)을 제치고 수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자동차는 전년 대비 76.3% 수출이 늘어나는 등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러시아 인접국인 키르기스스탄 (106.0%), 카자흐스탄(107.2%)의 한국 중고차 수출이 급증했다. 한국 차량 인기가 많고, 중동 무역 허브 역할을 하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91.2%나 증가했다.
현대차나 기아 등 국내 중고차들의 인기도 높지만 러시아와 인접국에서는 BMW나 포르쉐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에 육박하거나 이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캐피탈 업계는 전했다. 현지 딜러들이 차량 한 대당 약 1000만원 이상의 마진을 남길 정도로 시장이 과열되면서 국내 중고차 매입 가격과 수출 단가가 동반 상승세를 탔다고 보고 있다.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고 거래 규모가 커지자 자금을 대주는 금융사들도 낙수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현지에서 우회 수출 경로 등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서 올해부턴 중고차 해외수출 상승 흐름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캐피탈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국내산 중고차 수요가 늘면서 업계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최근 관련 제재가 생기면서 앞으로도 계속 이와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