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의 온상으로 지목받는 상호금융이 대출 영업을 차례로 축소하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 급증을 야기하는 집단대출을 집중적으로 통제하는 모양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 지역단위 농협은 이날부터 중도금·이주비 대출의 신규 취급을 중단한다.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농협은 이보다 앞서 모집인을 통한 대출도 전면 중단했다. 중단 조치 이전에 접수된 중도금·이주비 대출 신청에는 정상적으로 대출이 허용된다.
농협이 대출 영업을 축소한 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때문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1월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는 농협 등 상호금융이 주도했다. 2금융권에서만 가계대출이 2조4000억원 증가했는데 그 중에서 농협이 1조4000억원을 차지했다.
농협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의 사전적 조치"라며 "추가 조치는 앞으로 가계대출 관리 상황에 맞게 검토해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협도 지난달부터 오늘 6월 말까지 모집인을 통한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집단대출 심사도 현재 중단된 상태다. 개별 신협 조합 중에서 가계대출 취급 한도를 초과한 곳들은 비조합원 대상의 영업도 중단했다.
지난 1월 가계대출을 8000억원 늘렸던 새마을금고는 일찌감치 모집인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중도금·이주비·잔금 대출도 현재는 취급하지 않는다.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8.8%다. 경상성장률(3.8%) 이내에서 증가 폭을 관리하라는 금융당국 지침을 크게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올해 새마을금고에 가계대출 순증을 허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규 대출은 회수된 대출 규모 내에서만 이뤄지도록 패널티를 주겠다는 의미다.
상호금융권이 모집인 영업과 중도금·이주비 대출 취급을 중단하는 건 해당 영역이 가계대출 증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현재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의 상당분은 수도권 아파트 집단대출(이주비·중도금·잔금)이 차지하는데 보통 대출 모집인을 통해 한 번에 막대한 양이 취급된다.
규제와 수익성을 이유로 시중은행이 아파트 집단대출을 별로 취급하지 않자 사정이 어려운 상호금융 개별 조합과 금고가 그 빈틈을 타고 관련 영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했다.
반면 지역단위 수협은 현재 별도의 가계대출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다른 상호금융권과 달리 상대적으로 가계대출 증가세에 기여하지 않아서다. 지난 1월 수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오히려 1000억원 감소했다. 수협은 올해 가계대출 잔액을 전년 대비 2% 내에서 늘리라는 금융당국 가이드에 맞춰 대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호금융권은 정부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면서도 실수요자 피해와 지역단위 금고·조합의 수익성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상호금융 관계자는 "현재 접수된 대출 신청 대부분이 수도권 아파트 관련인데 전면 중단할 경우 실수요자들은 결국 다른 공급처를 찾아야 할 것"이라며 "가계대출 관리 지침에 따라 집단대출 중단을 결정할 때도 지역의 조합과 금고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