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대형 로펌·회계법인과 손잡고 기업승계 솔루션을 제공한다. 중소·중견기업 1세대 창업주의 은퇴시기가 도래한 가운데 이들의 안정적 승계를 돕는 것을 넘어 입법 미비사항에 대한 법 개선 건의까지 계획 중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신설된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는 김·장, 삼일회계법인과 자문계약을 하고 중소·중견기업 대상 기업승계 전문 컨설팅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한다. 회계사, 세무사, 기업 인수금융 전문가 등 18명의 센터 자체인력에 10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김·장 '가사상속·기업승계센터'와 삼일회계법인 '고액자산가 세무자문그룹' 등의 축적된 노하우를 더했다.
기존 은행권의 기업승계 컨설팅이 고액자산가의 상속, 증여 중심이었다면 우리은행은 기업승계전략 수립부터 구체적인 단계별 컨설팅과 지분구조 설계, 상속자금 마련 등 재무전략 수립, 인수금융 지원까지 전과정을 함께한다. 센터를 신설한 후 하루 최대 10건 이상의 기업승계 업무협약을 맺는 등 관심이 뜨겁다. 우리은행은 지방도 마다 하지 않고 직접 고객을 찾아간다. 진정한 의미의 생산적 금융을 위해선 기업의 안정적 승계가 필수란 신념에서다.
우리은행은 특히 종업원이 기업을 인수받을 수 있도록 하는 종업원지주제(ESOP) 등을 위한 법·제도 마련에도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일본과 미국의 경우 자녀가 가업을 이어받지 않으면 매각(M&A)하지 않고 종업원들에게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기업을 승계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한국은 관련 법·제도가 미비하다.
구체적으로 신탁을 통해 종업원들이 기업 인수계약을 하는 방안이 있는지도 법률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근로복지기본법상 우리사주조합을 통한 경영권 승계에 제약이 많은데 이를 개정토록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 등에 입법을 건의할 방침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요즘 젊은 세대가 제조업을 이어받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은데 인수·합병의 기로에서 '내 회사가 없어지는 건 못 보겠다'고 고민하는 70대 경영인이 너무 많다"며 "일본에선 30%는 종업원이 인수하는데 이 경우 기업이 존속하고 고용안정성도 이어질 수 있어 김·장 등과 법제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