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을 주축으로 한 OK금융그룹이 금융지주 3곳의 주요 주주가 되면서 2곳에 대해 사외이사 추천권을 행사했다. 일반회사와 달리 금융회사는 주주가 지분을 단 0.1%만 보유해도 사외이사 추천이 가능한데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안을 통해 주주권 확대를 강조하면서 OK저축은행의 '입김'이 세졌다. OK저축은행이 단순 '지분투자'를 넘어 사실상의 경영권 행사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엄격한 지분보유 규제를 받을 수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최근 BNK금융지주의 사외이사로 강승수 디에스투자파트너스 대표을 추천했다. BNK금융은 사외이사 7명 중 5명을 교체하면서 4명을 주주추천 사외이사로 꾸릴 예정이다. BNK금융은 자사의 지배구조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라이프자산운용(2.5%)이 3대 주주인 협성계열(6.9%)과 손잡고 사외이사 추천권 2개를 요구하자 '우군' 확보 차원에서 OK저축은행에 추천권 1개를 이번에 처음으로 준 것으로 알려졌다. OK저축은행의 지분은 2.8%로 주요 주주 가운데 7위에 불과하다.
상법상 일반회사는 지분 3% 이상을 보유해야만 주주의 사외이사 추천권이 있지만 금융지주는 지분이 흩어져 있고,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특성상 이 기준이 0.1%로 상당히 낮다. OK저축은행이 상대적으로 작은 지분을 갖고도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었던 이유다. 더불어 금융당국이 빈대인 BNK금융 회장 선임 과정에서 '깜깜이' 이사회를 문제 삼은 것도 OK저축은행의 입지를 확대한 배경으로 꼽힌다.
OK저축은행은 현재 iM금융지주의 지분 9.99%(OK금융 합산기준·2025년 말)를 가진 최대주주다. JB금융지주는 9.03%를 보유한 3대 주주고, BNK금융도 2.8%를 최근 보유해 금융지주 3곳의 지분을 갖고 있는 유일한 금융회사다. 이 가운데 JB금융은 지난 2024년 처음으로 사외이사를 추천했으며, 이번에 BNK금융까지 합쳐 3곳 중에서 2곳에 사외이사 추천권을 행사한 것이다.
저축은행 계열이 국내 대표 금융사인 금융지주사의 주요 주주로 줄줄이 등극한 데다 경영권에 참여할 수 있는 사외이사 추천까지 했다는 점에서 금융계에서 작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정작 최대주주로 있는 iM금융은 직접적으로 사외이사를 추천하지 않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표면적으론 iM금융이 2018년 이후 소액 개인 주주에만 추천권을 주고 있어서지만, 실질적으론 OK저축은행이 iM금융 사외이사를 추천할 경우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5% 초과 지분에 대해 금융당국 승인을 받아야 할 수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금산법에선 '동일계열이 지분 5%를 초과 보유하고, 실질적인 지배권을 행사한 경우' 보유 지분에 대한 승인을 받도록 한다. 지난 2024년 OK저축은행이 iM금융 지분을 추가 매수해 최대주주가 되자 금융당국은 초과 보유분이 적정한지 사후적으로 들여다 본 적이 있다. 금산법에서는 '실질적인 지배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당시 금융당국은 사외이사 추천을 행사하지 않는 등 경영권 미행사를 조건으로 문제삼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OK저축은행은 iM금융과 JB금융에 대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했지만 JB금융의 사외이사 추천을 했기 때문에 논란이 될 여지는 있다. 지분 10% 초과 보유시 승인을 받아야 하는 금융지주회사법·금융회사지배구조법과 주식투자 한도를 자기자본의 50%(동일 종목은 20%)로 제한한 저축은행법 적용도 받는다. 최근 iM금융은 50%룰, JB금융은 20%룰 때문에 OK저축은행 보유 지분 일부를 계열사에 넘겨 규제를 우회하기도 했다. 이후에 금융당국이 주식투자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를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지분 보유는 당국의 규제가 심하고 외감법상 연결재무제표 제약 등도 있어 단순투자 목적으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최윤 OK금융 회장이 종합금융그룹의 비전을 제시한 상황에서 당국의 지분 제한 한도가 풀리면 추가 지분 매수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