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올해 정책모기지 공급 규모도 작년보다 줄어들 예정이다. 그간 정책대출이 가계부채 확대의 불쏘시개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가계부채 관리 부처인 금융위원회와 정책모기지를 주로 공급하는 국토교통부가 의견을 모았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와 국토부는 올해 정책성 대출을 지난해 규모인 약 45조원보다 적게 공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책 대출은 국민주택기금(국토교통부 산하)을 재원으로 하는 디딤돌 주택담보대출과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이나, 주택금융공사(금융위원회 산하) 증권발행으로 지원하는 주담대인 보금자리론 등이 있다.
지난해 최초 정책성 대출 목표치는 약 60조원 규모로 설정됐으나, 정부가 6·27 대책을 발표하며 약 25%가 축소됐다. 실제 축소 목표치를 달성하며 지난해 약 45조원 가량이 공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줄이기로 목표했던 수준을 달성했다"라며 "국토부와 금융위가 정책 대출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고 크게 이견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간 정책 대출은 가계부채와 집값 상승의 주범 중 하나로 꼽혀왔다. 특히 저금리 시기와 맞물려 2024년 신생아 특례대출 상품 등이 출시되며 최근 3년간 연간 50조원 이상이 공급돼 왔다. 국토부가 청년층 주거안정 등을 이유로 정책 대출을 확대해온 게 영향을 미쳤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실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은 여러 차례 정책대출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이복현 당시 금감원장은 "은행 자체 재원 정책자금대출이 2022년 이후 180.8% 증가하는 등 가계대출 내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은행의 기회비용 등을 감안할 때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산쏠림 리스크와 건전성 악화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 시기 권대영 당시 금융위 사무처장도 "국토부하고 계속 논의를 하고 있고 상당 부분 조율되고 있다"라며 "주거 안정을 위해서 또 필요한 측면도 있지만 너무 과해서 주택시장의 불안 요소가 되지 않도록 하는 균형점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주거안정을 담당하는 국토부와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하는 금융위가 정책 대출과 관련해 일부 이견이 있었으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같은 이견은 사실상 정리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대출과 집값의 관계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지난해 6·27 대책 발표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정책대출이 너무 많이 늘어 어떤 식으로든 집값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작년 말부터 방 공제 의무화나 신규 분양주택 잔금 금지와 같은 정책으로 무분별한 정책대출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르면 이달 말 '가계부채 관리 규제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설 연휴 이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임대사업자 등 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발표가 순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