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한 지 10년이 넘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이 제대로 정착하려면 소비자 신뢰 회복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온투업은 정부 가계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지만 풍선효과가 발생하기는커녕 오히려 대출 취급이 줄었다. 과거 수백억원대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아직 제대로 된 통합 연체율 공시 시스템이 없는 등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의 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7개 온투사가 연간을 취급한 대출액은 3조3000억원이다. 전년 대비 1조6000억원 가량 줄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강력한 가계대출 옥죄기를 시행했다. 온투업은 규제를 받는 업권이 아니기에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출 취급 규모가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감소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은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와 차입자(대출자)를 직접 연결하고, 대출·투자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과거엔 'P2P 금융'으로 불렸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온라인투자연계금융 활성화 방안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지난해 대출 수요는 굉장히 높았을 텐데 온투업을 통한 공급이 없었다는 건 결국 투자자 모집이 어려웠다는 것"이라며 "결국은 신뢰가 부족한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온투업 투자를 해봤다는 지인들이 현재는 이용하지 않는다"며 "그 이유를 '한 번씩 다 죽어서 하기가 싫어졌다'라고 이야기하더라"고 전했다.
온투업은 2020년 전 세계 최초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정식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됐다. 제도화 이후 239개로 난립했었던 온투업체는 지금은 47개 사로 정리됐다.
그러나 제도화 전후로 대규모 금융사고와 부실화가 끊이지 않았다. 2019년 팝펀딩의 대표가 재고담보 과장·돌려막기 등 550억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2024년 4월 디에셋펀드에서 60억원대 축산 담보물을 확인할 수 없다는 금융사고가 터졌으며 같은 해 8월에는 크로스파이낸스에서 720억원대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 실장은 "아직도 협회에서 기본적인 통합 연체율 공시 시스템이나 관련 통계도 없는 상황"이라며 "온투사가 차입자 담보물을 확인할 의무도 없고, 범죄자가 차입자로 유입된 후 소위 '먹튀'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온투업계는 업권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투자자를 더 많이 유입시켜 양적인 성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현행 4000만원인 온투업 개인 투자자 한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용금융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게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에도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의 연계투자가 허용돼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효진 에잇퍼센트 대표는 "온투업은 플랫폼 수수료 기반의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어 거래량 확대가 핵심 성장의 변수"라며 "금리가 낮아져 대출이 많이 실행되면 온투업이 돈을 버는 구조라 우리는 정말 금리를 낮추고 싶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업계의 규제 완화 목소리에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선인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총괄과장은 "당국에선 소비자 보호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고, 온투업은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이라 더 꼼꼼한 리스크 관리와 소비자 보호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최근 시작된 저축은행 연계대출의 리스크는 지금이 아니라 몇 년 후 나타날 예정이기에 하나하나 따져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