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올해 1분기 큰 폭의 이익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사내 조직도와 상품 설계, 심사 방식 등 곳곳에 숨겨진 건축학적 디테일이 현대카드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 7일 오후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크게 증가한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서울대 건축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건축과 건축학적 사고의 확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올해 1분기 경영실적 발표 전이지만 정 부회장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언급한 만큼 현대카드는 괄목할 성적을 거둔 곳으로 예상된다. 이미 현대카드는 지난해 카드사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당기순이익 성장을 기록해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정 부회장은 강연에서 현대카드가 소유한 다양한 건물들의 건축학적 디테일을 소개했다. 또 현대카드 경영의 어떤 요소에서 건축학적 사고가 녹아있는지도 공개했다.
정 부회장은 "우리 회사의 조직도에도 건축적 사고가 상당히 있다"며 "각 본부와 부문과 실이 '사일로'로 존재하고 이는 고정적이지만 밑의 구성원은 자의적으로 이동해서 근무할 수 있고, 회사 인력의 30~50%는 본인 의사에 따라 부서 이동을 마음대로 한다"고 말했다.
카드 상품 설계에서도 타사와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모든 카드사 중에서 우리만이 20년간 구조적으로 상품을 설계했다"며 "블랙카드와 같이 연회비 300만원 상품부터 연회비 1만원까지 5종류밖에 없고 혜택은 '모듈' 형식으로 돼 있어 끌어다 끼우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카드의 카드 심사 체계는 르코르뷔지에(스위스 건축가)나 주세페 테라니(이탈리아 건축가)처럼 모듈 형식으로 돼 있어 심사 체계가 복잡한 타사와는 달리 완벽히 이해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카드처럼 성장하는 회사가 연체율이 낮기는 쉽지 않다"며 "그 이유는 건축학적 구조를 갖췄느냐와 되는대로 시멘트질을 했느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현대카드 연체율은 0.79%로 BC카드(0.78%)에 이어 업계 최저 수준이다.
현대카드는 건축물을 통해 카드사 광고의 패러다임도 바꿨다. 현대카드는 '디자인·쿠킹·뮤직 라이브러리'부터 아시아 최대 코냑 바(bar)인 '레드 11'까지 개성 넘치는 다양한 건축물을 보유했다.
정 부회장은 "온라인 시대에 건축물은 더욱 중요해지고 의미를 부여받는다"며 "예전엔 TV 광고에 1년에 600억~800억원을 썼지만 이제는 고객들이 이런 공간에 찾아와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올려 알아서 광고해준다"고 했다.
그는 "이런 건축물이 처음 지을 땐 500억원 했지만 지금은 다 2~3배씩 뛰었다"며 "고객이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 공짜 광고를 해주는 사이 건물 가격은 더 오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사는 이런 식의 '비대칭 무기'가 없는 상황인데 건축물의 중요성을 아는 건축주라서 복을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