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플랫폼의 2금융권 대출 중개 수수료율을 0.77%포인트(P)만 내려도 연간 최대 1000억원의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금융당국이 줄어든 수수료 비용을 저축은행 대출 금리에 즉시 반영되도록 준비 중인 만큼 서민의 이자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저축은행 업권 집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핀테크 채널을 통해 신규 취급되는 저축은행 개인 신용대출 규모는 연간 약 10조원이다. 2024년은 10조3000억원이었으며 지난해는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이보다 소폭 줄어든 9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플랫폼 중개 수수료율은 시중은행 대출 상품에는 0.1~0.2%가 적용된다. 하지만 저축은행과 같은 2금융권 대출 상품에는 이보다 최대 10배에 달하는 1.0~2.0%(저축은행 평균 1.7% 내외) 수수료율이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가세를 포함한 중개 수수료율은 1.87%이고, 연간 대출 취급 규모가 10조원이므로 저축은행 업계가 한해 부담하는 총수수료 규모는 약 1870억원이 되는 셈이다.
핀테크는 온라인 대출 비교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대출 이용자가 가장 적합한 대출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출 이용자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대출 조건을 쉽게 조회하고 승인까지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대출 모집인을 이용할 때처럼 중개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런 추가 비용은 대출 이용자의 금리에 반영된다.
저축은행 업계는 높은 중개 수수료율이 대출 금리에 반영돼 서민의 이자 부담을 가중한다고 본다. 저축은행은 중·저신용자 서민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금융사다.
4개 대형 핀테크의 대출 중개 시장 점유율은 94%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형사의 저축은행 중개 수수료율을 1.1%(부가세 포함)로 낮춘다고 가정하면 연간 약 770억원의 수수료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햇살론과 같은 정책금융상품과 캐피탈·카드·대부업 등 여타 업권에서의 수수료율 인하 효과를 모두 포함하면 매년 1000억원 정도의 중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저축은행 업계의 계산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이렇게 절감된 수수료가 순수하게 대출 금리에 반영되고 서민의 이자 혜택으로 환원될 것으로 본다.
금융당국도 이런 취지에 공감해 플랫폼 중개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개 수수료율이 낮아지면 즉시 저축은행 대출 금리에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저축은행 대출금리 산정체계 모범규준'에 명시된 업무원가 부분을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저축은행이 플랫폼에 내는 수수료 비용은 가산금리의 '업무원가'에 해당한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업무원가는 연 1회 산정해 1년간 동일하게 적용하지만 근거가 명확한 경우에는 재산정할 수 있다.
다만 이해관계자 반발이 만만치 않아 시행 시기는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중개 수수료가 연간 1000억원 감소한다는 건 그만큼 핀테크 업체의 수익도 똑같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게다가 일부 저축은행도 대출 금리 인하를 이유로 수수료율 조정에 호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금리가 낮아져 이익에 반영할 수 없다면 수수료율 조정은 크게 의미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개 수수료율이 낮아지면 대출 금리에 바로 반영할 수 있도록 준비는 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