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은행은 빗썸과 제휴 후 보이스피싱이 급증하자 피해 방지를 위한 인력을 대폭 강화했다. 인력을 2배 이상으로 확충하면서 피해 규모는 감소 추세지만 사기이용계좌수는 줄지 않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은행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증한 가장 큰 원인은 전기통신금융사기 대응 업무 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당시 국민은행의 관련 인력은 한자릿수였다.
앞서 농협은행이 빗썸과 계약 후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증한 사례가 있었음에도, 가상자산 범죄 관련 보이스피싱 피해를 과소평가 한 데다가 빗썸과 계약이 성사될지 여부를 확신하지 못해 인력 확충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보이스피싱 피해가 절정이던 지난해 6월 국민은행 소비자보호 담당 부행장을 호출해 '향후 이행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은행은 인력 확충 방안을 중심으로 보고했다. 지난해 8월 이후 대응 인력을 2배 이상으로 확충하자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감소하는 추세다.
국민은행은 빗썸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실명계좌를 제공하지만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이동하는 경로를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빗썸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2월 국민은행이 빗썸과 실명계좌 연장 계약을 통상적인 기간인 1년이 아닌 6개월만 한 것도 보이스피싱을 포함한 사고 리스크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에 보고한 사항에 대해 이행을 완료했고 추가적으로 빗썸 관리 강화와 이상거래 탐지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라며 "특히 피해자 중심에서 이체 전 탐지를 강화하고 투자사기 유형 탐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노력에도 사기이용계좌 수는 줄어들지 않는 추세다. 2030세대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해 본인명의 국민은행 빗썸 연결계좌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고, 중년 대상 투자사기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사기이용계좌로 인정돼 해당 계좌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걸 원천적으로 막으려면 피해자가 피해신고를 하거나 경찰이 금융사에 요청해야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사기를 인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고 경찰의 수사 역량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도 문제를 인지하고 사기이용계좌의 지급정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적용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경우에는 사기이용계좌의 지급정지와 자금을 환수하도록 내달 중 업무방법서를 개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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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금세탁 우려가 있는 계좌에 대한 거래정지도 강화한다. 경찰이 기존처럼 공문 뿐만 아니라 구두 요청 등으로도 금융사에 사기 혐의 계좌를 전달하면 고객확인 전까지 거래를 정지해 대응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가상자산 연계 서비스 확대라는 명확한 리스크 요인이 있었음에도 사전에 충분한 대비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라며 "이상거래 탐지 고도화와 함께 사기이용계좌 지급정지 범위를 합리적으로 확대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