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년새 보이스피싱 2.5배 늘어난 국민은행…빗썸 제휴의 그늘

단독 1년새 보이스피싱 2.5배 늘어난 국민은행…빗썸 제휴의 그늘

김도엽 기자
2026.04.21 16:00
5대 은행 보이스피싱과 사기이용계좌 추이/그래픽=이지혜
5대 은행 보이스피싱과 사기이용계좌 추이/그래픽=이지혜

KB국민은행 고객의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2024년 대비 2.5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월 빗썸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으면서 가상자산 관련 범죄의 자금세탁이 급증한 탓이다. 이에 더해 리딩방 투자사기가 전기통신금융사기으로 분류되면서 국민은행의 사기이용계좌는 전년보다 2.7배 폭증했다.

21일 금융감독원과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건수는 2740건, 피해액은 80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1488건, 312억원에 비하면 각각 84%, 158% 급증했다. 건당 피해액도 1900만원에서 2900만원으로 1000만원 가량 늘었다.

1년 사이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증한 이유는 지난해 3월 국민은행이 빗썸과 실명계좌 제휴 계약을 맺은 영향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금을 빗썸에서 가상자산으로 전환해 해외 코인거래소로 옮기는 자금세탁 과정에서 국민은행 계좌가 활용됐다.

실제 국민은행의 보이스피싱 피해건수와 피해액은 △작년 2월 92건, 13억원에서 빗썸과 계약을 맺은 후인 △3월 237건, 67억원 △4월 461건, 111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다가 △7월 485건, 157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국민은행의 보이스피싱이 급증하는 사이 타행들의 피해 규모는 줄거나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피해액을 기준으로 하나은행은 2024년 362억원에서 지난해 15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였다. 빗썸과의 계약을 끝낸 농협은행도 같은 기간 381억원에서 305억원으로 피해가 감소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전년도와 비슷했다.

보이스피싱이 급증하자 금융사기에 범죄에 활용돼 피해금을 송금받거나 이체한 계좌를 의미하는 사기이용계좌도 국민은행에서 2024년 6512좌에서 지난해 1만7054좌로 2.7배 가량 늘었다.

사기이용계좌가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보다 더 급격히 늘어난 것은 2025년부터 '리딩방'을 포함한 사설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를 쓰는 투자사기가 전기통신금융사기로 분류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전까지 투자사기는 사인간 거래로 인정돼 사기이용계좌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2024년말 대법원 판결 이후 사기이용계좌로 지정돼 지급정지가 가능해졌다.

이에 국민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의 사기이용계좌도 △농협 7303좌→1만3179좌 △하나 5682좌→8954좌 △신한 4109좌→6505좌 △우리 4837좌→6371좌로 늘었다.

강명구 의원은 "보이스피싱과 사기이용계좌가 동시에 증가한 것은 개별 은행의 문제를 넘어 최근 금융 환경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봐야 한다"라며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연계 확대 등으로 범죄 수법과 자금 흐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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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도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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