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내부적으로 예별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다 결국 의사를 접었다. 옛 MG손해보험 시절부터 인수 후보로 거론될 때마다 '손사래'를 쳤던 기업은행이 예별손보를 고민하게 된 데에는 갈수록 은행 쏠림이 심해지는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매물로 나온 예별손보 인수와 관련해 내부 검토를 거쳤으나 인수제안서를 제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4월 예별손보의 공개매각이 유찰된 이후 이달 30일까지 재공고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예별손보가 MG손해보험이던 시절부터 인수 대상자로 꼽혀왔다. 2024년 국정감사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책은행 역할론'을 꺼내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에 'MG손보 인수 의향이 있냐'고 질의하면서부터다.
당시 산업은행 전무이사는 "MG손보는 별도로 검토하고 있지 않아 그부분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으나, 기업은행 전무이사는 "부실금융기관 정리에 기업은행 역할이 있다면 행장과 상의하겠다"고 답하면서 시장에서는 기업은행의 인수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후 기업은행 측은 MG손보가 수차례 매각 절차에 돌입할 때마다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등 MG손보의 건전성이 예상보다 나빴기 때문이다.
MG손보가 예별손보로 전환됐지만 실제적인 건전성 등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최근 기업은행이 인수 검토에 나선 것은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기업은행은 은행 하에 캐피탈, 투자증권 등 계열사와 해외법인을 13개 두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은행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88%(2조3858억원)에 달한다. 계열사와 해외법인의 당기순이익도 주춤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2479억원을 벌면서 전년(3031억원)보다 18% 순이익이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유사한 상황이다. 지난해 1분기 774억원을 벌어들인 계열사와 해외법인은 올 1분기 11% 줄어든 686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계열사와 법인 순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IBK캐피탈이 역성장한 영향이 컸다. 적자를 기록한 곳도 지난해 1분기 4개에서 올 1분기 5곳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들이 주춤한 가운데 은행도 실적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추가적인 보험사 인수의 필요성이 커졌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2조385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7%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대출자산 200조 이상 대형은행 6곳(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 가운데 역성장을 기록한 곳은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뿐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1분기에도 전년 동기간에 견줘 12% 줄어든 666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