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해킹 사고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결론이 1년여 만에 내려진다. 제재 수위가 원안대로 통과하면 롯데카드는 수십만명 회원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달비용 악화까지 겹치면 회사 기반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유사한 해킹 사고를 당한 금융사와 롯데카드 영업정지로 인한 반사이익을 노리는 경쟁사도 이번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31일 정례회의를 열고 롯데카드 해킹 사고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초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이 확인된 이후 약 1년 만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영업정지 4.5개월과 과징금 50억원, 전 경영진 문책경고 등을 의결해 금융위로 올렸다.
관건은 4.5개월 영업정지가 감경될 수 있느냐다. 금융위 정례회의에는 금감원 의결 원안이 그대로 상정되지만 회의 과정에서 영업정지 3개월 등으로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4.5개월 영업정지는 롯데카드 영업기반을 크게 흔들 수 있다. 영업정지 기간에는 신규 회원을 모집할 수 없어 회원 수가 이탈하기만 한다. 지난 1월부터 6개월간 롯데카드의 월간 평균 해지회원 수는 7만7000명이다. 4.5개월로 단순 계산하면 34만6500명 회원이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영업정지 4.5개월 적용 후 예상 회원 수는 약 910만명이다. 같은 기간을 정상영업을 했을 때 예상되는 회원 수는 약 951만1000명이다. 4.5개월 영업정지 효과로 약 41만명 회원을 놓치는 셈이다. 롯데카드는 2014년 3개월 영업정지 당시에도 개인 회원 수가 1년 만에 약 10% 급감했었다.
더 큰 문제는 조달비용이다. 신용평가사는 영업정지 이후 롯데카드의 회원 수와 시장지위 변화 등을 모니터링 중이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비용 압박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중·하위권 카드사는 반사이익을 얻어갈 수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상반기 개인 신용카드 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이 7.0%를 넘어 롯데카드를 빠르게 추격 중이다. 양사의 개인 신용카드 시장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2.93%P(포인트)였으나 올해는 1.91%P를 기록해 1년 새 1.0%P 이상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종의 농구 경기와 같아서 상대방 공격을 막고, 우리가 3점 슛을 성공시키면 사실상 5점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롯데카드가 영업을 못 하는 동안 경쟁사가 치고 나가면 점유율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사례는 외부 해킹으로 인한 금융사 첫 영업정지라는 점에서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의 유사한 사례는 SGI서울보증이다. SGI서울보증은 지난해 7월 랜섬웨어 공격으로 전세대출·주택담보대출·휴대전화 할부 보증 등 핵심 업무가 약 70시간 동안 마비됐다.
다만 SGI서울보증 사례의 핵심은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이 아니라 업무 차질·복구 지연이라는 점에서 롯데카드와는 다르다. 보험사이기에 적용 법령이 카드사와 다르다는 점도 변수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개인정보 유출이 중점적으로 심의되는 것으로 안다"며 "사고 경위나 적용할 수 있는 법령 등에서 금융당국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