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도 5분만에 녹아"…폭염에 힘 못 쓰는 수산시장
"고등어·오징어 가격 올라, 가격 떨어진 전복이 인기"

"폭염에 어획량은 줄고, 환율 때문에 수입산 가격은 오르니까요.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힘들어요."
3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수산시장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천일수산 사장 이재연씨(55)는 "요즘 수온이 올라 국내 어획량은 줄고 수입산 중에는 2~3만원까지 가격이 오른 것도 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그러면서 "특히 가장 많이 찾던 노르웨이산 고등어와 원양 오징어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최근 양식장이 늘면서 가격이 낮아지기 시작한 전복이 상대적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찾아간 수산시장은 한산했다. 상인들은 생선을 진열한 좌판마다 연신 얼음을 퍼부으면서 신선도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폭염으로 수온이 올라 어획량이 감소한 데다 고환율 여파에 수입산 수산물 가격까지 오르면서 상인들은 팔아도 마진이 남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기준 수입산(염장) 고등어 평균 가격은 1손당 1만1017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8540원)보다 29% 올랐다. 원양(냉동) 물오징어도 1마리당 5211원으로 전년 동월(4857원)보다 7.3% 상승했다.
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63)는 "환율 때문에 수입산 수산물 가격이 많이 올라 마진을 붙이기도 어렵다"며 "수입 물량을 줄이니 팔 물건도 부족해 손님도 예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폭염은 시장 풍경도 바꿔놨다. 이날 시장에는 물건을 사러 온 손님보다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더 자주 눈에 띄었다. 간간이 시장을 찾은 손님들도 양산이나 모자로 햇볕을 가린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장어와 새우를 구매한 80대 여성 A씨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자주 오는 편인데 요즘은 너무 더워 시장까지 오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생선의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는 상인들은 얼음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청량리수산시장에서 얼음을 판매하는 김모씨(66)는 "가게 영업을 시작하는 새벽 4시30분부터 오전 9시 사이가 가장 바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은 얼음이 나오자마자 녹기 시작한다"며 수레에 얼음 포대를 가득 싣고 시장 곳곳을 오갔다.
상인들은 "더운 여름철 수산물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선 얼음이 필수"라며 "너무 더워 얼음을 가득 부어도 5분만에 녹기 시작해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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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은 34도를 기록했다. 전국 낮 최고기온은 32~39도로 평년(29~33도)을 웃돌며 폭염특보가 발효됐으며 부산 전역에는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까지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