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못 품는 상호금융

이창섭 기자
2026.08.11 04:00

새마을금고·신협, 연체율 관리부담 커 고신용자 중심 대출
당국 "리스크, 개별 조합·중앙회 분담하도록 시스템 마련"

새마을금고·신협 신용대출 취급 현황/그래픽=김지영

상호금융 개인 신용대출이 중·저신용자를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 신용대출을 내주는 조합·금고 수도 적을뿐더러 취급한다고 하더라도 고신용자에게 집중됐다. 연체율 관리부담을 개별 금고·조합이 떠맡는 상황에서 신규 가계대출 취급까지 제한돼 신용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10일 전국 새마을금고의 신용대출 금리 공시를 전수조사·비교한 결과 올 상반기 기준 1239개 금고 중에서 신용대출을 취급한 금고는 778곳이다. 나머지 461개 금고는 신용대출 금리가 0%로 공시됐는데 이는 대출 취급액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신용대출을 취급한 778개 개별 금고의 단순 평균금리는 연 6.23%다. 새마을금고 신용대출은 차주 신용을 1~10등급으로 나누는데 1~3등급 구간을 취급한 금고가 710곳이다. 4등급 차주에 신용대출을 취급한 금고는 277곳, 5등급은 184곳, 6등급은 105곳이다. 7등급 이하는 26곳에 불과했다. 등급간 평균금리 차도 뚜렷했다. 1~3등급 차주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연 5.98%지만 8~10등급은 연 8.57%다.

신용협동조합도 사정은 비슷하다. 상반기 기준 전국 857개 조합에서 신용대출 금리가 공시된 조합은 321곳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의 조합이 신용대출을 아예 취급하지 않은 것이다. 단순 평균금리는 연 6.36%로 새마을금고와 유사했다.

신협 신용대출은 나이스(NICE)평가정보 신용점수를 기반으로 한다. 900점 초과 차주에 신용대출을 취급한 조합은 184곳, 801~900점 구간에선 202곳이다. 반면 701~800점은 83곳에 불과했고 700점 이하는 4곳으로 저신용자 구간은 사실상 전멸이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시중은행보다 살짝 높지만 저축은행보다는 연 8%포인트가량 낮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의 금리 사다리 역할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상호금융의 각 지역 조합과 금고는 독립된 경영 주체다. 연체에 따른 손실은 개별 조합과 금고가 부담한다. 신용대출 취급에 소극적인 이유다. 올해 신규 가계대출 취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런 경향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올해 가계대출 잔액을 늘릴 수 없다. 상환되는 가계대출 한도 내에서 다시 취급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선 연체 가능성이 낮은 고신용자나 담보대출을 먼저 선택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문제해결을 위해 포용적금융을 시행하는 데 따른 리스크를 개별 조합과 중앙회가 함께 분담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상호금융 관계자는 "연체율 관리 등으로 신용대출을 취급하기 어려웠으며 문제인식에 공감한다"면서도 "현재는 가계대출 총량관리로 인해 아예 취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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