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점유율 1.1%P↓… 하반기 최소 10조 늘려야 50% 사수
수수료 인하카드 꺼냈지만 "적극적 운용서비스 필요" 지적

올해 2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은행권의 점유율이 50%선으로 밀려났다. 매섭게 적립금을 쌓아가는 증권업종에 밀려 은행권의 입지가 위협받는 국면이다. 이에 은행들은 수수료율 인하 등 고객 확보 카드를 내놓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10일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 2분기말 기준 DB형(확정급여형)·DC형(확정기여형)·IRP(개인형퇴직연금) 합산 적립액은 553조877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9% 증가했다. 이중 은행은 281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적립액을 보유 중이지만 비중은 51.9%에서 50.8%로 하락했다. 연간 적립금이 전년 수준인 16% 늘어난다고 가정할 때 은행들이 남은 하반기에 최소 10조원 순증을 이뤄야만 50% 점유율을 지킬 수 있다.
가장 큰 위협은 증권사들이다. 증권사의 적립금은 전분기 대비 20조원 넘게 증가하며 업권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DC형과 IRP에서 적립금이 전분기 대비 각각 12조원이 늘었다.
은행권에선 수수료 인하 카드로 대응한다. 전업권 통틀어 적립금 1위 자리에 오른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DC형 수수료율 구간을 세분화하고 수수료를 낮췄다. 1위 사업자가 수수료 인하 카드를 빼든 건 은행 수수료율이 타 업권 대비 높기 때문이다. 은행권 수수료율은 DB형 0.54%로 업권 중 가장 높고 DC형 0.57%, IRP 0.20%로 증권업종(DC형 0.37%·IRP 0.12%)에 비해 높은 편이다. 앞서 하나은행도 구간을 세분화해 DB형의 최저 수수료율을 0.07%에서 0.05%로 인하했고 우리은행은 DB형·DC형·IRP에서 모두 수수료 할인율을 15%에서 25%로 올렸다.
다만 수수료 인하 카드가 머니무브를 저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미 연금시장에선 직접운용 수요가 높아지면서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이 풍부하고 ETF(상장지수펀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증권업종이 퇴직연금을 운용하기 편리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ETF 실시간 거래가 제도적으로 막힌 가운데 은행들의 적극적인 운용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단순한 상품판매를 넘어 나이와 투자성향을 고려해 예금, 채권, TDF(타깃데이트펀드), 글로벌 펀드 등 상품군을 활용한 맞춤형 운용안을 제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올 1월 투자성향별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네이버페이와 개인형 IRP 상담창구를 열었다. 하나은행도 카카오톡을 통한 맞춤형 모델포트폴리오(MP) 구독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독자들의 PICK!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퇴직연금은 원리금보장 상품과 펀드를 30%씩 분산해 운영하는 포트폴리오가 많기에 오히려 직접 운용에만 맡기는 증권보다 중장기적으론 수익률이 유리하다"며 "예금 등에 대한 독점적 권한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