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공급 성장이 제한적인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업을 타깃해 이자수익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대면 영업이 제한된 구조상 핀테크회사, 지방은행과 손을 잡고 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법인고객 유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3분기 중 네이버페이와 손을 잡고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네이버페이와 공동개발한 대안신용평가 모델이 이번 상품의 핵심이다. 그간 케이뱅크는 네이버페이가 비금융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한 대안신용평가모델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개인 신용대출에 도입했는데 이번엔 그 적용범위를 사업자 대출로 확장하는 것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네이버페이와 차주 신용평가 차원에서 협력할 예정"이라며 "아직 상품을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방거점은행을 파트너로 택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BNK부산은행과의 법인 공동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고객이 카카오뱅크 플랫폼을 통해 대출을 신청하고 두 은행이 공동으로 자금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앞서 전북은행과 개인 대상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한데 이어 법인으로 확장하는 것으로 출시 시점은 내년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기점으로 법인 대출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5일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부산은행과 공동으로 취급할 기업 대출 상품 출시와 관련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법인 여신 시장으로 직접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간 가계대출 중심으로 성장해온 인터넷은행의 여신취급에서 올해 부쩍 개인사업자 대출의 존재감이 커졌다. 올해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조68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5.2% 증가했고 케이뱅크의 사업자대출은 3조301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8.7% 성장했다. 같은기간 두 은행 모두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잔액은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 한자릿수 성장률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성장 추세가 가파르다.
핀테크, 지방은행 등과 손을 잡는 이유는 대면 영업이 자유롭지 않은 인터넷은행의 구조적 한계 영향이 크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기업대출심사, 담보권 확인, 연체채권 관리, 소비자 민원 대응 등에 대해 제한적으로 대면 업무를 허용하긴 했지만 여전히 자금유치를 위한 대면영업은 막혀있다.
한편,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는 기본 여신 상품 라인업을 세우는 것을 우선과제로 삼고 있어 단기간 내 법인대출 시장에 뛰어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출시, 펀드 판매 개시를 먼저 준비 중"이라며 "법인 등으로 대상을 확대할 가능성은 당연히 열어두고 있지만 가시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이자손익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카카오뱅크의 순이자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0.8% 증가한 7757억원, 케이뱅크는 19.5% 증가한 2530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5대은행 순이자이익 평균치인 4조7000억원의 10분의 1에 불과한 가운데 이자수익 확장이 인터넷은행의 지속성장을 이끌 핵심 키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