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700여개 중소 렌터카 업체에 할부원금 유예 등 상생금융을 지원한다. 렌탈 자산 한도 완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상생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이같은 조치를 결정했다. 여신전문금융사의 렌탈 자산 확대와 상생금융에 반대하며 충돌해왔던 렌터카 연합회 소속의 업체에도 똑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조만간 금융을 포함해 중소 렌터카 업체 경영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책을 제공한다. 앞서 여전업계는 렌탈 자산 한도 규제가 풀리면 중소 렌터카에 상생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현대캐피탈이 완화 이전에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이다.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 따라 캐피탈의 렌탈 자산은 리스 부문을 초과할 수 없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이같은 규제의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경쟁을 우려한 렌터카 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규제 개선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자사 금융 서비스를 이용 중인 약 700개 중소 렌터카 업체에 할부원금 6개월 상환 유예를 실시한다. 유예된 원금의 이자 50%는 감면된다. 이들 700여개 업체가 렌터카 구입 용도 등으로 현대캐피탈을 이용한 금융 비용은 약 7400억원에 달한다. 현대캐피탈의 이번 상생금융으로 중소 렌터카 업체들이 실제 체감하는 효과는 약 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캐피탈은 장기 리스·렌트 차량의 사고나 고장으로 단기대차가 필요한 경우 중소 렌터카 업체의 차량을 우선 선정하기로 했다. 또 반납된 현대캐피탈의 렌트 차량을 중소 렌터카 업체에 우선 양도하기로 했다. 중소 렌터카 업체의 영업 자산 확보가 쉬워질 전망이다.
현대캐피탈은 장기 렌터카의 전국렌터카공제조합 보험 상품 가입도 확대한다. 현대캐피탈이 공제 가입 차량을 늘리면 공제조합의 자금 유입이 늘어나 중소 렌터카 업체에 대출할 여력이 확대된다.
현대캐피탈은 중소 렌터카와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기에 이같은 상생 프로그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전사는 1년 미만 단기 렌터카 상품을 제도상 아예 취급할 수 없다.
게다가 상생 방안은 여전사의 렌탈 취급 확대를 반대하는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한국연합회) 소속 업체에도 적용된다. 한국연합회는 규제 완화를 강하게 반대하며 여전업계와 충돌해왔다. 여전업계가 대안으로 제시한 상생금융도 필요 없다는 입장이었다.
렌터카 업계는 규제 완화를 두고 내부에서 갈등 중이다. 소속 차량 비중이 훨씬 높은 '전국렌터카연합회'(전국연합회)는 상생금융 제공을 전제로 여전사의 렌터카 시장 진출 확대에 찬성한다.
캐피탈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대형 렌터카 업체는 규제 완화에 반대한다. 국내 최대 규모 렌터카 회사인 롯데렌탈이 대표적이다. 롯데렌탈은 상생금융 방안 등에 반대해 최근 전국연합회를 탈퇴하고 한국연합회로 소속을 옮겼다. 렌터카 시장 점유율 2위인 SK렌터카도 현재 한국연합회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이번 롯데렌탈의 이적으로 규제 완화 반대 주장이 중소 렌터카 업체를 위한 게 아니라 초대형사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것이라는 게 확인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