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업을 준비할 때 '내가 앱·웹 개발자 출신이니 앱은 직접 만들면 되겠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정부 투자지원을 받아 쉽게 사업을 시작하려 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창업 경험이 전무했던 관계로 사업기획서를 쓰는 법도 몰랐을 뿐더러 막상 시작해보니 어디서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도움을 얻고자 동국대의 '일반인 창업지원’ 프로그램에서 창업에 대한 교육을 받고 또 이 곳에서 나와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서로의 아이템을 논의하는 등 나름대로 네트워킹도 구축했다.
그리고 그동안 여러 창업경진대회에서 서류 탈락, 발표 및 최종 탈락의 굳은살을 만들며 달려온 결과 드디어 핫츠고 아이템이 지난 9월 강원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6개월 챌린지 플랫폼에 선정돼 투자를 받게 됐다.
투자를 받기까지 사업 모델에 많은 기능들이 추가됐다가 사라지면서,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특히 지금도 기억에 남는 한 기능은 위험상황 발생 시 앱으로 도움을 요청하면 그 주변에 핫츠고 앱을 설치한 사람들이 그 현장에 달려가 도움 요청자를 구조하는 것이었다.
이 기능을 어느 투자 최종 발표에서 언급했을 때 심사위원들이 “나라면 주변에서 강도사건이 터지면, 더 멀리 도망가면 갔지. 구하러 가지는 않을 것이다”, “한 명 납치했는데, 제 발로 한 명이 납치당하러 오네. 1+1이네”라고 말했었다. 참 어리숙한 아이템으로 투자 받겠다고 나와 발표했으니 부끄럽기도 하거니와 그걸 들은 심사위원들 입장을 다시 생각해보면 지금도 어처구니 없는 웃음이 비죽 새어나온다.
이 경험을 되새겨 다시 기능을 보완할 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무엇보다 참가했던 대회의 전문가 피드백을 토대로 기능을 개발하니 우리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고 소비자 시각에서 서비스를 구체화시킬 수 있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개발 범위를 포함해 고객 유치 방법, 특허출원, 비즈니스 모델 등이 나왔다. 빠르다면 빠르고 느리다면 느린 이 기간 동안 직접 발로 뛰며 겪은 많은 경험과 노력으로 투자유치도 이뤄냈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여러 멘토 선배님들께 교육을 받으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핫츠고 아이템은 '내가 필요한 서비스'라는 발상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깊이 있는 시장 리서치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에 맞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 초창기엔 나도 여느 초기 창업자들 생각과 마찬가지로 '내가 곧 고객이고 내 서비스가 최고라 생각하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것이고, 결국 난 성공할 거다'라는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보니 아예 검증도 안 된 아이템으로 오로지 나에게 맞춘 사업을 시작했던 것 같다. 이걸 깨닫고 나니 전문 멘토링이나 경험 많은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간절한지 모른다.
초반에 사업기획서를 쓰는 것이 힘들다고만 생각했는데 멘토링 교육, 창업 경진대회 등에 나가 발표하고 또 투자자 및 창업 전문가에게 의견을 듣다 보니 돈 한 푼 안 들이고 사업기획서 쓰는 법과 창업 관련 공부를 했다.
간혹 사업기획서를 쓰다가 ‘전문가에 맡기면 아이템이 확실해지고 윤곽이 나올 것 같은데 맡겨 버릴까?’라는 유혹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내 사업은 내가 잘 알기 때문에 돈 내고 맡겨봤자 결국엔 내가 다시 고쳐 써야 한다. 따라서 혹시라도 유혹에 흔들리는 스타트업들이 있다면 팀원이나 대표가 직접 작성하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 생각해봐도 돈 한 푼 안 들였지만 너무나 중요한 걸 배울 수 있어서 참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