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런거 해봤냐" 소진공 성추행 간부 '승진' 논란

이원광 기자
2018.09.09 10:00

사건 발생 2개월후 승진…소진공 "성추행 사실 몰랐다" 해명

대전 중구에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본부. / 사진제공=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여직원 성추행 사건을 수개월간 파악하지 못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간부를 승진 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소진공 등에 따르면 공단 본부에서 근무하던 40대 팀장 A씨는 지난해 9월 타부서의 2차 회식에 합석한 후 여직원 B씨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 의원실 등에 따르면 A씨는 B씨를 집에 데려다 주면서 "허리가 얇네", "남자 친구랑 키스해봤어", "이런 거 해봤냐"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B씨 허리 등을 잡거나 키스를 시도하는 등 강제 추행했으며 B씨의 원룸 비밀번호를 보려고 한 혐의다.

여직원이 성추행을 당했지만 소진공은 오히려 사건 발생 2개월 후인 지난해 11월 A씨를 승진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해 4월 공단 김흥빈 이사장의 비서실이 사라지고 해당 업무를 넘겨받은 신설부서의 팀장으로 파악됐다.

소진공은 국무조정실이 감사에 나선 지난 2월까지 약 5개월간 해당 사건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소진공 측은 "피해 여성이 문제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지 못했다"며 "제 3자가 국무조정실에 제보한 후 감사가 시작되면서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소진공이 사건을 뒤늦게 파악하고도 지난 6월 A씨를 정직 3개월 및 지역센터 전보 처분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행 소진공 규정과 A씨의 비위 정도, 고의성 등을 고려했을 때 징계 수위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다.

소진공 징계양정 등에 관한 시행세칙에는 공단 명예손상 및 기강문란 행위를 저지른 경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으면 면직에 처한다고 명시돼있다. 다만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아닌 중과실이거나 비위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정직에 처한다.

피해 여성의 관리자급 간부 C씨 역시 A씨와 같은 시기 승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사건 직후 "무슨 일이 있었다"는 말을 전해 듣고 A씨를 불러 B씨에 사과하라고 했으나 A씨의 성추행 행위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고 소진공 측은 해명했다. C씨는 국무조정실 감사 후 경고 처분을 받았다.

권 의원은 "소진공 성희롱 사건은 공기업 특유의 남성 중심적인 조직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남성 위주의 권력형 성희롱 실태에 대한 긴급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소진공의 고충처리시스템이 유명무실한 것은 아닌지, 성폭력 고충 처리 절차는 타당한지도 따져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진공 측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정직 3개월 역시 중징계"라며"다른 기관의 유사 사례와 상습적인 행위, 재범이 아니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편 소진공은 600만 소상공인 육성과 전통시장 등 상권 활성화를 위해 2014년 1월 발족한 준정부기관이다. 중기청(현 중기부) 관료 출신인 김 이사장이 지난해 1월 소진공의 2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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