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中 후베이성 입국금지, '중국 전역' 확대는 언제

최태범 기자
2020.02.03 10:16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수원지역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2일 오후 경기 수원역 인근에 위치한 중국인 거리에서 수원 팔달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2020.02.02. semail3778@naver.com

정부가 4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 우한이 위치한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했거나 체류했던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중국 전역으로 신종 코로나가 확산된 상황에서 ‘미봉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추월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후베이성에 한정했던 중국인 등 외국인의 입국 금지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7205명, 사망자는 361명이다. 하루 전보다 각각 2829명, 57명 늘었다. 하루 사망자가 50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사스 당시 중국에서는 5327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349명이 숨졌다. 사스는 2002년 11월 발병해 약 9개월 동안 지속된 수치다. 신종 코로나의 경우 지난해 12월31일 보고된 이후 단 1개월 만에 사스를 추월하며 강력한 전파력과 치명율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 입국금지 발표 몇 시간 뒤 ‘톤다운’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대응 확대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2020.02.02. misocamera@newsis.com

정부가 후베이성에 대한 입국 금지를 했지만, 대상이 제한적이고 일본에서 감염된 국내 12번 환자처럼 다른 지역 경유할 땐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미국·일본 등 60여개국이 입국금지 조치를 한 이후 내린 결정이라 ‘중국 눈치’를 본 것이란 비판도 있다.

실제로 정부는 입국 제한조치를 발표한 몇 시간 뒤 ‘실시하겠다’며 단정적으로 사용했던 일부 문구를 ‘검토하겠다’로 정정했다. 앞에서 발표할 땐 강한 표현으로 국민 여론을 잠재우고, 뒤에선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해 수위를 낮췄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당초 발표한 '관광목적 단기비자는 발급을 중단할 계획'이라는 내용은 ‘검토 예정’으로, '중국 전역 여행경보를 여행자제 단계에서 철수권고로 상향 발령하고 관광목적 중국방문도 금지될 예정'이라는 표현도 ‘검토 예정’으로 각각 바꿨다.

이들 사안은 모두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올해 한중관계 최대 외교 이벤트로 꼽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한과, 이를 통한 사드 갈등 해소를 노리는 정부로선 강한 대중(對中) 정책을 내놓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확진환자 발생, 중국 유입에 따른 것이라면 금지지역 확대”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박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수본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02.03. ppkjm@newsis.com

정부는 후베이성 지역의 입국 금지가 ‘단기적 대책’이라며 추가 확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 확산의 전개 양상을 보고, 국내 확진 환자의 발생 경로가 주로 중국에서의 유입에 의한 것이라면 중국 내 위험지역을 더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국 상황이 변동됨에 따라 좀 더 신속하게 신축적으로 위험지역을 확대해 추가적인 입국금지 조항도 판단하도록 하겠다. 그 과정에서 외교부 등 관련 부처와 충분히 협의해서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중국 확진 환자의 수가 빠르게 늘어가고 있는데 전체적인 수는 늘어나더라도 늘어나는 속도가 완만해지는 시기가 올 것이고, 절대적인 수 자체도 줄어드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예측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내 확진자의 발생 경로가 우리 지역사회 전파를 통한 것인지, 외국 유입에 의한 것인지도 비교해야 한다. 주된 요인이 유입으로 인한 것이라면 그런 위험도를 기준으로 중국의 위험지역을 더 확대하고 입국 검사 조건도 확대해 나갈 것”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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