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중소기업계가 초비상에 걸렸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국내에 한정됐던 것과 달리 신종 코로나는 '세계의 공장' 중국이 중심지가 되면서 내수기업부터 수출입기업까지 모두 영향을 받고 있다. 업계는 중국의 춘절 연휴가 끝나는 이번 주부터 직간접적인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당장 직접적이 피해를 입는 업체들은 중국에 중간재 등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이다. 중국 내 거래처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판로가 일시적으로 막혀서다. 중국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를 수출하는 중소기업 A사 관계자는 "중국 쪽 회사들이 모두 휴업하는 상황이어서 제품 선적 날짜를 (이달 초에서) 14일 이후로 미뤘다"며 "제품 선적을 못 해 약 70억원 가량의 제품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중소기업들은 사태 장기화에 현금 유동성 위기까지 우려하는 상황이다. 중국 완성차 업체로 자동차용 프레스금형을 수출하는 중소기업 B사 대표는 "회사의 자금수요가 20일쯤에 몰려있어 이달 18에도 수출대금을 받지 못하면 자금 위기가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무역보험공사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은 수출기업에 유동성 긴급 지원을 약속했지만 업체들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원자재와 중간재를 수입하는 업체들도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중국산 부품을 이용해 중장비를 생산·수출하는 C사는 중국산 부품을 국산화할 경우 월 1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C사는 "손실을 보면서도 국내 업체에 소싱을 맡겨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제조업체 D사도 "알코올 등 확보한 중국산 원자재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경쟁력이 무기인 업체들은 국산화 비용을 가격에 반영할 수도 없어 영업이익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협력업체도 비상이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와이어링 하네스' 조달 차질로 공장을 일시 휴업하면서다. 판로가 다양하지 않은 2~3차 업체들은 다음달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브레이크 패드를 생산하는 2차 협력업체 E사 관계자는 "완성차업체 특성상 2차, 3차 업체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통상 한 달 정도의 영향이 걸린다"며 "당장은 영향이 없지만 3월 생산은 물량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기업은 경기악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체력이 약한 중소제조업체나 소상공인 등은 소비위축의 피해를 떠안게 됐다. 소상공인시장진흥센터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1주일 만에 접수된 신종코로나 피해사례만 550여건을 넘어섰다. 중소벤처기업부(옛 중소기업청)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가 유행했던 2015년 상반기에도 중소기업·소상공인·전통시장 평균매출은 전년대비 평균 26% 감소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2500억원의 정책자금을 긴급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예비비 등 예산 3조4000억원을 투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다양한 요인들을 살펴본 후 신종코로나 피해가 인정되면 기업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