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의 A씨는 병원에서 혈압을 잴 때마다 서너번은 측정한다. 첫번째 측정 때 평소보다 매우 높게 나와서다. 하지만 두번째, 세번째 잴 때마다 혈압은 곧바로 떨어져 결국 정상범위까지 돌아온다. 평상시에는 혈압이 정상인데 의사 앞에서 측정하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백의고혈압'이다. 반면 집에서 잴 때는 고혈압인데 병원 진료시에는 정상으로 측정되는 '가면 고혈압'도 있다. 두 경우 모두 평상시 혈압 상태에 대한 기록이 필요한 사례다. 늘 혈압이 높은 상태여서 수시로 혈압을 확인해야 하는 본태성 고혈압 또는 당뇨병이 있는 사람도 매일 혈압을 확인해야 한다.
문제는 기존 커프스를 이용하는 자동혈압측정기는 회사 등 외부에서 측정하기 불편하다는 점이다. 특히 설명서대로 커프스를 잘 감아야 제대로 측정이 되는데 사용법을 숙지하지 않은 상태로 이용하다보니 측정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게다가 측정한 혈압을 일일이 기록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컸다.
이를 모두 해결한 앱이 올해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출시된다. 2017년 7월 GIST(광주과학기술원) 의생명공학과 박사과정 3명이 공동창업한 의료기기 솔루션 스타트업 딥메디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혈압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앱을 개발해 최근 식품의약처로부터 2등급 의료기기(의료용 소프트웨어)로 허가를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이광진 딥메디 대표는 "스마트폰으로 심박수를 측정하는 앱은 많지만 혈압측정 앱은 없었다"면서 "스위스 회사가 같은 기술로 대규모 투자를 받았는데 우리가 인허가를 먼저 받으면서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루게 됐다"고 했다.
고혈압,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스마트폰만 있으면 별도의 혈압기나 스마트워치 없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혈압을 잴 수 있게 된다. 직장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측정할 수 있다. 정확도는 기존 측정기보다 높고 자동으로 기록되므로 측정한 혈압을 일일이 수기로 기록할 필요도 없어진다.
딥메디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손가락을 20초 정도 대고만 있으면 혈류를 동영상으로 찍어 각종 건강정보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맥파전달속도와 맥파신호를 추출·분석하는 방식이다. 200만건 이상의 빅데이터를 구축했으며 정확도는 95%에 달한다.
이광진 딥메디 대표는 "오는 11월 안드로이드 버전을 먼저 출시하고 iOS버전도 안정화되는대로 잇따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앱은 고사양 최신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사용할 수 있다. 딥메디는 갤럭시S7(안드로이드 7.0) 이후 모델과 애플의 경우 iOS8 이후 모델부터 카메라 스펙에 상관없이 측정값이 같게 나오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대표는 "내년쯤 데이터가 모아지면 환자를 위한 맞춤형 분석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현재 분석을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딥메디는 지난해 상반기에 KB금융그룹 산하 KB이노베이션허브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KB스타터스'에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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